마크롱 “핵탄두 보유량 늘릴 것”…글로벌 핵경쟁 가열 우려

4 hours ago 3

AP뉴시스

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핵 무기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안보 자강을 위해 핵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이 지난달 종료된 상황에서 전 세계 핵 군비 경쟁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르테메레르 핵잠수함이 배치된 프랑스 서북부 일롱그섬 해군기지에서 “우리 억지력이 현재와 미래에도 확실한 파괴력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게 내 책임”이라며 “핵탄두 숫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군사력 증강, 미국의 이란 전쟁 등 안보 우선순위 변경의 여파로 자국 핵전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EU 유일 핵보유국 佛, 스웨덴 독일과 핵공유 논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프랑스는 냉전 막바지인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핵탄두를 약 540기를 보유했지만, 이후 자발적 감축으로 약 290기까지 줄였다. 러시아 (5359개) 미국(5177개) 중국(600개)에 이어 네 번째로 핵탄두가 많지만 전력차가 큰 상황이다. 유럽 핵보유국은 프랑스와 유럽연합(EU)를 탈퇴한 영국뿐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안보를 유럽 스스로 지키라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핵우산을 제공받았던 유럽은 자체 핵우산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1월 프랑스와 영국의 핵 억지력을 보호받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핵무기를 탑재한 공군기의 유럽 동맹국의 임시배치를 허용하는 내용의 협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자유로워지려면 두려움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과정에서 핵무기 개발이 원천 차단됐던 독일도 지난달 뮌헨안보회의에서 프랑스와의 핵우산 공유 추진을 공식화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이날 “핵 억지력이 유럽 안보의 주춧돌이라는 공통 인식에 기반해 핵 공유와 관련된 유럽의 전략적 협력을 조율하기 위해 고위급 핵운영 그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핵탄두 늘려세계 3위 핵보유국 중국도 핵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2023년 이후 매년 100개 이상 핵탄두를 추가로 생산하면서 가장 빠르게 핵전력 강화를 현실화하고 있다고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평가했다. 미 국방부도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CMPR)’에서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기, 2035년까지 약 15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핵탄두 수뿐만 아니라 이를 운반하고 발사하는 수단들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상에서 발사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400개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0기 이상의 ICBM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미 국방부는 추산하고 있다. 핵잠수함에 탑재 가능한 사거리가 1만km 이상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를 개발했다. 지난해 전승절 열병식에는 공중발사탄도미사일(ALBM)인 ‘JL-1’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지상과 해상, 그리고 공중까지 어느 곳에서도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 공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국이 최근 핵실험을 이어가며 핵무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머스 디나노 미 국무부 차관 지난달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중국이 2020년 6월 핵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쓰촨성 산악지대의 핵시설들이 최근 2~3년 사이 확장됐다고 같은달 1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근거 없는 추측과 은폐”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관되게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의 취지와 목표를 확고히 지지하고 ‘핵실험 중단’ 약속을 준수해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통적 동맹 관계인 미국과 영국이 이란 공습 과정에서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양 차고스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불허했다가 1일 밤 뒤늦게 ‘제한적 방어 목적’ 사용만 허용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장을 바꾸는데 너무 오래 걸려 매우 실망했다. 두 나라 사이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영국의 국일을 고려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