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컴라이프케어 매각 철회…엑시트 서두른 스틱만 ‘승자’

4 hours ago 1

최대주주 한컴, 지분가치 저평가에 전면중단
지난해 독자 매각 택한 스틱인베스트먼트
빠른 매각으로 원금 97.6% 회수 성공

  • 등록 2025-01-15 오후 9:05:51

    수정 2025-01-15 오후 9:05:51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글과컴퓨터(030520) 계열사인 한컴라이프케어(372910) 매각이 중단됐다. 지난해 매각설이 불거진 지 약 9개월 만이다. 최대주주 한컴과 함께 지분 투자를 단행했던 2대 주주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는 상장 당시 구주매출과 발빠른 지분 매각으로 투자 원금 대부분을 회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승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한컴라이프케어)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컴라이프케어 최대주주 한컴은 최근 한컴라이프케어 매각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한컴 측은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지분 매각을 지속적으로 논의했으나, 시장 상황 및 매각 조건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매각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며 중단 사유를 밝혔다.

한컴은 지난해 초 한컴라이프케어 매각 자문사로 BDA파트너스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당시 매각 대상으로 나온 건 한컴 보유 지분 36.13%과 스틱인베스트먼트(22.58%), 파트너원인베스트먼트(11.29%) 지분 등 총 70%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17년 한컴과 스틱이 각각 800억원을 투입하고 파트너원(400억원)의 조력으로 한컴그룹에 편입된 바 있다.

한컴라이프케어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호흡기, 헬멧, 장갑 등 소방용 안전장비 제조사로 정보기술(IT) 기업인 한컴의 비주력 계열사였던데다, 2021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이후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락하던 터였다. 원매자 찾기는 난항을 거듭했고, 매각 시기는 기약 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독자적인 지분 매각에 나섰다. 한컴라이프케어 투자에 활용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만기가 도래하며 매각 시점을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틱은 한컴라이프케어 M&A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독자 노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작년 8월 한달간 5차례에 걸쳐 한컴라이프케어 지분 17.61%(487만1605주)를 처분해 223억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지분 전량(4.97%)은 같은 해 11월 팔아 53억원을 현금화했다. 2021년 코스피 상장 당시 구주매출(505억원)을 더하면 총 781억원 규모다. 투자원금(800억원)에는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M&A가 밀리고 상장 후 배당도 없던 한컴라이프케어의 특성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라는 평가다.

한컴라이프케어를 매각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던 한컴의 계획에도 비상이 생겼다. 현재 한컴이 보유한 한컴라이프케어 보유 지분 가치는 약 343억원으로 투자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적용해도 지분 가치는 400억~5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최초 매각 추진 당시 시장에서 거론되던 기업가치(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한컴은 지난 2022년 한컴MDS(현 MDS테크)을 95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 만큼 한컴라이프케어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섣부른 매각으로 투자 손실을 입는 대신 주가가 회복된 후 재매각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