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퓨리오사AI, 메타 인수 거절…벤처투자 생태계 한계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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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2000억 인수 거절…독자 생존 선택
자체 투자 유치통한 자금 확보 과제
국내 VC, 딥테크 투자 한계점 지적
"펀딩 환경 개선돼야 글로벌 입지 커져"

  • 등록 2025-03-26 오후 6:29:27

    수정 2025-03-26 오후 6:29:27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 간 진행돼 온 인수·합병(M&A)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AI 반도체 등 딥테크 스타트업이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없는 국내 투자 환경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퓨리오사AI)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최근 메타의 인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메타 측과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이 같은 결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됐다면 퓨리오사AI는 1조20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대신 자체적인 투자 유치와 양산 칩 판매를 통한 자금 확보라는 험난한 길을 선택했다.

퓨리오사AI는 지금까지 총 1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나, AI 칩 개발과 양산에는 그 이상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퓨리오사AI는 산업은행 등을 중심으로 600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국내 VC 시장에서 딥테크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만큼, 목표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퓨리오사AI는 지난해 4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피 상장을 추진해왔다. 시장에서는 1조 원대 기업가치를 기대했지만, 최근 악화된 공모시장 환경 속에서 목표 밸류를 인정받기 어려워 IPO를 잠정 연기한 상태였다.

특히 국내 VC들은 비교적 단기간에 투자 회수가 가능한 사업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AI 반도체 산업은 개발 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스타트업 투자와는 결이 다르다. 퓨리오사AI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 시장에서 성장 자금을 원활히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퓨리오사AI 사례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인텔 등 AI 반도체 기업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미래 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에 소극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VC 관계자는 “AI 반도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딥테크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다”며 “펀딩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퓨리오사AI가 지속적인 투자 유치와 양산에 성공한다면, 국내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AI 반도체 기업이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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