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투자유치로 보릿고개 넘기는 스타트업…자본잠식 그림자 걷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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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스왓·에이블리 등 자본잠식에도 투자 유치
재무건전성 악화 ''급한 불'' 끄는 자금 조달
결손금 규모 커 실질 재무개선 효과는 ''글쎄''

  • 등록 2024-12-20 오후 5:35:17

    수정 2024-12-20 오후 5:35:17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경기침체로 자본잠식 상태를 겪고 있던 국내 스타트업들이 투자금 유치를 통해 간신히 위기를 넘기고 있다. 특히 플랫폼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조달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IT 기업이 밀집한 성남 분당구 판교밸리. (사진=이미지투데이)

2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대면 세탁 서비스 ‘세탁특공대’를 운영하는 워시스왓은 다수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70억원 규모의 시리즈C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21년 시리즈B 투자를 받은 뒤 3년만의 자금 수혈로, 위벤처스 주도로 기존 투자자였던 UTC인베스트먼트·스트롱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워시스왓은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4억7600만원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쌓여 있는 결손금도 약 380억원으로, 투자유치는 물론 큰 폭의 수익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워시스왓은 지난 2020년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가 다음해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잠식을 끊어냈다. 현재 워시스왓은 올해 분기 단위 영업 흑자를 기록 중이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은 상태로, 적자가 계속되면서 투자한 자본금을 까먹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상황이 악화해 모든 자본금이 바닥을 드러내면 ‘완전 자본자식’이라고 부르며 통상 향후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한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운영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도 3조 유니콘에는 등극했지만 자본잠식 상태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올 초에도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부터 벤처 대출 형태로 500억원을 투자 받는 등 재무 개선을 위한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알리바바는 구주 800억원과 신규 상환전환우선주식에 200억원을 투자해, 실질적으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0억원 정도의 재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외부감사를 받기 시작한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고, 이로 인한 결손금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투자를 유치한 점은 긍정적이나 재무 개선에는 큰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투자를 유치한다는 건 성장성을 입증한 증거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미 많은 자금을 투자한 기존 투자사 입장에서는 손익분기점 도달 시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추가 투자를 결단한 셈이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자금을 유치한 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실적 반등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기업가치를 낮춰서 투자를 받는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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