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예스24 자회사 아티피오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을 선보였다. 투게더아트,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의 3파전이었던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에 아티피오가 등장하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티피오는 이달 12일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30th May 2021, From the Studio’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아티피오는 해외 갤러리 ‘GEIST’로부터 해당 작품을 약 7억2758만원에 선매입했다.
아티피오는 지난 2022년 예스24가 설립한 미술품 조각투자 자회사다. 모회사 예스24는 온라인도서 기업에서 문화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함에 따라 아티피오를 설립하고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에 진출했다.
아티피오는 금감원 정정 제출 요구를 받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7일부터 13일까지 청약을 진행한다. 1주당 모집가액은 1만원이며 총 7억8000만원을 공모한다. 1인당 3000주까지 청약 가능하다. 청약은 아티피오 자체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청약금은 NH농협은행 계좌를 통해 납입한다.
아티피오는 이달 16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포스트갤러리에서 기초자산 전시를 진행한다. 아티피오 측은 “금번 청약 시 별도의 예약 없이 기초자산을 관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품 설명 요청 시 미술품 전문인력이 청약작품에 대한 작품설명 및 Q&A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아티피오는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위해 작품의 내외부평가를 진행했다.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7년간 거래 사례 166건을 분석해 기초자산의 △시장성 △내재가격 △적정 취득가격을 평가했다. 또 제일감정평가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로부터 외부 평가를 거쳐 최종 가치 선정을 완료했다.
미술품 보험 가입 등 투자자 보호 체계도 마련했다. 글로벌 보험사 처브(Chubb)로부터 예술품보험을 가입했다. 보험적용 예외 사항의 경우 투자자보호기금을 자체적으로 조성해 투자자 자금에 대한 이중 보호 장치를 구성했다.
아티피오, 대형사 주도 시장서 존재감 드러낼까
업계에서는 케이옥션(투게더아트), 서울옥션(서울옥션블루) 등 대형 경매사가 주도하고 있는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에서 예스24 자회사 아티피오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 업계 관계자는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며 “플레이어가 많아지면서 시장이 커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티피오가 내년 1호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성공하면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사는 총 네 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는 케이옥션 자회사 투게더아트가 시장에서 연간 최다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까지 업계는 각각 △투게더아트 6회 △열매컴퍼니 3회 △서울옥션블루 1회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한 상태다.
업계 후발주자 아티피오는 미술품 관련 기업이나 경매사와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아티피오 관계자는 “아티피오는 미술품 관련 회사들과의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미술품 선정 시 다각적인 검토로 공정한 선정이 가능하다”며 “내부 조직은 미술 업계 전문 인력으로 탄탄하게 구성해 내부 평가 역량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아티피오가 전문성을 갖춘 기존 미술품 조각투자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경매사의 경우 미술시장에서 정통성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폭넓은 작품 선정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모회사를 통해 작품을 매입할 경우 기초자산 취득 과정을 더 상세히 소명해야 하지만, 다양한 해외 작품 매입·매각 경험으로 조각투자와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티피오 측은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자문위원단을 구성했다. △미국 미술시가감정평가사 △미술평론가 △미술시장 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단을 구성함으로써 작품 선정 시 전문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아티피오 관계자는 “자문위원은 자신의 전문지식으로 작품매입의 타당성을 판단해 기록한 평가서를 제출한다”며 “자문위원을 거쳐 의미있는 작품을 선정했는지, 적정가인지 등을 판단한다”고 밝혔다.
1호 투자계약증권 발행 이후에는 고객 서비스를 적극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관계자는 “새해에는 고객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트토크 강좌를 강화하고, 고객을 미술 전시에 초대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라며 “미술시장을 키워나갈 동반자인 투자자들과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