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적자 전환·자산 급감’ 솔리티, 앵커PE 엑시트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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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티, 지난해 매출 감소에 적자 전환
FCF 순유출…유상감자로 자산 감소도 심각
부채비율 줄었지만 외형 축소 따른 ‘착시효과’
리파이낸싱 등 매각 장기전 돌입 관측도

  • 등록 2026-04-07 오후 7:15:05

    수정 2026-04-07 오후 7:15:05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가 도어록 전문기업 솔리티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엑시트)하는데 비상등이 켜졌다. 솔리티의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고 자산 규모마저 급감하며 기업의 건전성이 크게 훼손된 탓에 단기간 내에 매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솔리티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98억원으로 전년(750억원) 대비 20.1% 급감했다. 영업활동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영업손익은 42억원 흑자에서 5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 역시 8억원을 기록했다.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4년 63억원에서 지난해 15억원으로 76.2%나 쪼그라들었다.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마이너스(-) 36억원으로 전년(47억원) 대비 적자 전환하며 자체적인 현금창출력마저 상실했다는 평가다.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본업에서 창출된 현금으로 투자 지출과 운영 자금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외부 차입을 비롯한 재무활동을 통한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같은 외형 축소와 수익성 둔화는 주요 재무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솔리티는 표면적인 재무지표는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녹록지 못하다. 지난해 말 기준 솔리티의 부채비율은 65.1%로 전년(96.2%) 대비 31.1%포인트 하락했다. 통상 부채비율 하락은 재무 건전성 강화의 신호로 해석되지만, 솔리티의 경우는 차입금 상환이 아닌 실적 부진에 따른 '불황형 부채 감소'라는 지적이다.

실제 솔리티의 부채가 감소한 주된 원인은 영업 활동과 직결된 매입채무의 급감에 있다. 2024년 184억원에 달했던 매입채무는 지난해 84억원으로 1년 새 1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매출이 20% 넘게 쪼그라들면서 원재료 매입 등 사업 규모 자체가 축소되자 갚아야 할 외상값도 함께 줄어든 셈이다.

외형 축소에 따른 자산 감소도 심각하다. 지난해 말 기준 솔리티의 총자산은 508억원으로 전년(624억원) 대비 116억원이나 증발하며 사업 규모 자체가 축소됐다. 반면 총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는 2024년 18.2%에서 2025년 21.1%로 상승했다. 총 차입금 규모 자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산이 급감하면서 실질적인 차입 부담이 가중됐다.

시장에서는 솔리티의 건전성 훼손 이면에 앵커PE의 무리한 '자금 빼기'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매각에 난항을 겪자 선제적으로 자금을 회수한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앵커PE는 지난 2018년 말 약 1000억원에 솔리티를 인수한 이후,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2024년 7월 15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해 투자금의 15%가량을 빼낸 바 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쓰여야 할 현금이 유출된 데다 적자까지 고착화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저하된 셈이다.

통상 사모펀드는 투자대상의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펀드 유지기간 동안 발생하는 자금소요와 관련 투자대상으로부터 배당성 현금흐름을 일정 수준 끌어내는 방식을 활용한다. 솔리티의 경우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상실한 만큼, 당분간은 이 같은 방식의 투자금 회수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내부적으로 설정한 투자 회수 시점까지 매각이 성사되지 못해 투자수익 회수를 배당, 유상감자 등에 의존하는 경우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를 저하시키고 유동성의 감소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앵커PE의 솔리티 매각 작업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실제 앵커PE는 솔리티에 인수자를 1년 넘게 찾지 못하면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나서는 등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을 미루며 사실상 장기전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앵커PE는 산업은행을 주선기관으로 삼아 텀론 390억원과 한도대출 50억원 등 총 44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추진했다. 이는 기업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기보다 만기를 연장하며 엑시트 타이밍을 늦추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결국 지속적인 적자와 재무 악화로 앵커PE의 엑시트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업 축소와 기초 체력 저하가 숫자로 명확히 확인된 상황에서, 향후 M&A 시장에서 원매자를 찾거나 합당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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