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영원무역, 2년 만에 재고 1.3조 돌파…구조적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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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재고자산 1조3006억…전년比 6.1%↑
스캇 재고 유지 속 의류 OEM 수주 확대 영향
외형 성장 둔화 속 현금흐름 둔화 우려 높아

  • 등록 2025-06-20 오후 8:18:16

    수정 2025-06-20 오후 8:18:16

이 기사는 2025년06월20일 18시1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영원무역(111770)의 재고자산 규모가 2년 만에 다시금 1조3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력인 의류 주문자위탁생산(OEM) 사업부의 신규 수주 영향이 크다고 하지만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스캇 부문의 재고상황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고규모 확대는 향후 수익성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원무역 사옥 전경.(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1조3006억원으로 전년 말 1조2253억원 대비 6.1% 증가했다. 영원무역의 재고자산이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스캇 부문의 재고가 급증했던 지난 2023년 이후 약 2년 만의 일이다.

영원무역은 2023년 재고자산이 1조3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급증한 이후 감축 기조를 이어왔으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레저 붐을 타고 자전거 브랜드 ‘스캇(Scott)’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재고 확보에 나섰지만 2022년 이후 자전거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부담이 본격화됐다.

실제 영원무역의 재고자산은 2020년 4978억원 수준에서 2022년 983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고, 2023년에는 1조3292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스캇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 판매 등 재고 소진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에는 1조2253억원까지 줄어든 바 있다.

올해 영원무역의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은 의류 OEM 사업부의 추가 수주 영향이 크다. 스캇부문의 재고자산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상황에서 글로벌 고객사의 발주 확대에 발맞춰 OEM 사업부가 재고를 공격적으로 비축한 것이다. OEM 사업부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6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영원무역의 재고 부담이 과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수주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재고 확대라는 분석도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된 영원무역의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영원무역은 올해 1분기 8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3% 성장했지만, 2년 전인 2023년 1분기 매출(8406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과거 실적 부진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스위스 자회사 스캇(Scott Sports)의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스캇의 재고자산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5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재고 확대가 현금흐름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재고자산은 매출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기업의 자금을 묶어두는 비유동 자산에 불과한 만큼 재고 부담이 커질수록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 영원무역이 사업 전반적으로 재고 부담이 큰 만큼 이를 제때 매출로 전환하지 못할 경우 평가손실이나 손익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영원무역은 올해 1분기 재고 확대로 현금흐름이 둔화했다. 영원무역은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9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순유출로 전환했다. 재고자산을 비롯한 운전자본에 현금이 묶이면서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보다 유출된 현금이 많았다. 영원무역은 올해 1분기 재고자산 증가로 693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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