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세컨더리 허브로 부상한 유럽…최대 규모 컨티뉴에이션 펀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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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플렉션, 4.3조 규모 컨티뉴에이션 펀드 결성
톱티어 LP들 대거 참여…검증 자산에 장기적 베팅
엑시트 막히자 우량자산 중심 구조혁신 나선 유럽 PE들
위기 대응 & 기회 확대 ‘듀얼 카드’로 상황 해결

  • 등록 2025-05-21 오후 7:42:12

    수정 2025-05-21 오후 7:42:12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이 세컨더리(secondary·사모펀드 등이 보유한 기업 지분을 유동화하기 위해 다른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투자 전략) 거래 시장의 성장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럽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탄생했다. 엑시트(자금 회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출자자(LP)들의 회수 및 롤오버(재투자) 수요와 사모펀드운용사들의 밸류업 의지가 맞물린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영국 사모펀드운용사 인플렉션은 최근 23억 파운드(약 4조 3000억원) 규모의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결성했다. 이는 유럽 사상 최대 규모로, 알프인베스트 파트너스와 하버베스트 파트너스, 렉싱턴 파트너스 등 글로벌 톱티어 LP들이 공동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운용사(GP) 주도의 세컨더리 거래로, GP가 기존에 보유하던 포트폴리오 자산을 새로운 펀드로 이관해 운용기간을 연장하는 구조를 띤다. 이는 펀드 만기에 쫓겨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운용사들이 추가 성장 모멘텀을 잡아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통하는 동시 기존 LP에게는 엑시트 또는 롤오버 여부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일반적으로 10년(펀드 만기) 안에 자산을 팔고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데, 최근과 같이 엑시트(자금 회수) 환경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수익 실현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우량 자산을 더 오래 보유하며 밸류업 기회를 노리는 운용사가 많아졌고, 특히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소수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유럽에서는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실제 인플렉션의 이번 초대형 펀드 결성은 유럽 시장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유럽 내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은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 2020년 9개에 불과하던 유럽의 컨티뉴에이션 펀드 수는 2021년 15개, 2022년 17개, 2023년 19개로 매년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총 23개가 결성되면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거시 경기 불확실성으로 엑시트가 위축되자 사모펀드운용사들 사이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유동성 확보’와 ‘자산가치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인플렉션은 이번 펀드로 기존 포트폴리오 네 곳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추가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자금 투입 대상은 구체적으로 △응축수 펌프 제조사 ‘아스펜 펌프스’ △액상 의약품 기업 ‘로즈몽 파마’△ 신탁 서비스 기업 ‘오코리안’ △특수의약품 플랫폼 ‘CNX 테라퓨틱스’ 등 네 곳이다.

피치북은 “운용사(GP) 주도의 세컨더리 시장 가치는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엑시트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운용사가 우량 자산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이 구조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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