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글로벌 곳곳 공략…CVC 전성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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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중동 등 글로벌 시장 정조준하는 국내 CVC들
현지 VC와 Co-GP 펀드 결성, LP로부터 자금 조달
국내 포폴사 현지 진출 도와…신규 먹거리 기회 포착

  • 등록 2025-06-12 오후 7:08:23

    수정 2025-06-12 오후 7:08:23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제2의 쿠팡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출자자(LP) 역할에 집중하던 국내 기업들이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한 쿠팡 같은 사례를 만들고자 몇 년 전부터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만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은 수익 추구는 물론, 본사 비즈니스와 결합할 만한 똘똘한 스타트업이나 신규 먹거리를 창출해줄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전략적 성격을 띠는 만큼 기존 VC들과 다른 정체성을 지닌 셈이다.

이런 배경 속에 최근 국내 CVC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면서 비즈니스나 기술을 발굴하는 안목을 넓힐 수 있어서다. 글로벌 기업이나 운용사(GP)도 국내 CVC와 공동운용(Co-GP) 펀드를 조성하거나 모기업과 연결 기회가 생길 수 있어 이들과의 협력을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 일본,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국내 CVC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사진=픽사베이)

12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양한 CVC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공략에 집중하는 CVC 사례로 △롯데벤처스 △신한벤처투자 △해시드벤처스 △네이버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등이 꼽힌다. 이들은 글로벌 LP로부터 출자받고 현지 VC와 협력해 네트워크 쌓은 뒤 현지 알짜 기업 투자하고자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롯데벤처스와 신한벤처투자는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이다. 롯데벤처스는 일본에서 2023년 투자한 기업이 최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한 성과를 냈고, 신한벤처투자는 일본 투자사 글로벌브레인과 공동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IB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가 많은 일본에서 한일 양국을 연결하는 크로스보더 비즈니스를 펼친다는 의미도 있다”며 “국내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돕거나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VC 해시드벤처스는 일본뿐 아니라 중동 공략에도 열심이다. 해시드는 일본 3대 금융 그룹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SMFG)의 핵심 증권 계열사 SMBC 닛코 증권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고,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 지난해 지사를 설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산하 CVC들은 나란히 혁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로 진출해 경쟁한다. 네이버는 기존 CVC인 네이버 D2SF로 국내외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해왔다. 그러던 중 최수연 대표 2기 체제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진출,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리콘밸리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고자 네이버 벤처스를 새롭게 설립했다.

카카오벤처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포트폴리오사와 함께 참석하는 등 미국에 꾸준한 관심을 보인 곳 중 하나다. 최근에는 미국 기반 딥테크 스타트업 2곳에 시드 투자도 진행했다. 회사는 미국 톱 티어 투자사와 네트워크를 쌓아가며 현지 투자를 진행하고, 국내 기반 글로벌 팀에도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대기업 산하 VC 조직 한 담당자는 “해외 유학파 출신이 많은 3·4세 등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들어가면서 기존 회사 비즈니스에 이은 신규 먹거리를 발굴할 때 해외에서 다진 인맥을 활용해 기회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국내 규제 상 발전이 어려운 산업인데 본사 비즈니스와 협력이 필요한 딜(deal) 위주로 바라 보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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