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AI 전력수요가 키운 탄소시장…STO 시장 새 먹거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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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구글...빅테크 탄소크레딧 구매 1년 새 181% 증가
JP모건·웹3 업계, 탄소크레딧 토큰화 실험 잇따라
국내는 자산성 인정·유통 기준 등 제도 과제 여전

  • 등록 2026-03-18 오후 6:27:03

    수정 2026-03-18 오후 6:27:03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토큰증권(STO) 시장이 부동산과 미술품, 조각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초자산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늘면서 탄소배출권과 탄소크레딧 수요도 함께 커지며 시장에서는 탄소자산이 향후 STO의 새 기초자산 후보군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탄소배출권을 활용한 토큰화 모델이 거론되면서 관련 기술 기업과 협업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이미 한국거래소(KRX)와 해외 시장에서 가격과 거래 구조가 형성돼 있어, 실물연계자산(RWA) 가운데서도 금융상품화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 꼽힌다. 아직 본격적인 상품화 단계는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기존 STO 상품군과는 다른 환경자산 기반 모델을 살펴보는 분위기다.

탄소배출권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AI 확산이 있다. 탄소관리 플랫폼 시저(Ceezer)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의 지난해 탄소크레딧 구매량은 6840만건으로, 전년 대비 1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30년 945TWh로, 2024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확보와 배출 관리가 동시에 기업 과제로 떠오르면서 탄소배출권을 비용이 아닌 전략 자산으로 보는 시각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리파이(ReFi·재생금융)' 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리파이는 탄소크레딧과 감축 실적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 거래 효율성과 추적 가능성을 높이려는 모델이다. 실제 JP모건의 블록체인 사업부분인 키넥시스(Kinexys)는 지난해 '탄소시장 등록원' 토큰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웹3 프로젝트 중에는 투칸프로토콜이 탄소크레딧 등록기관에서 발급된 탄소크레딧을 블록체인상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구조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인프라 구축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비단(Bdan)은 지난해 11월 올시데이터와 블록체인 기반 탄소크레딧 발행·유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탄소크레딧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빅데이터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 관련 비즈니스 모델등을 개발 중이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리드포인트시스템 역시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지원사업에 선정된 '카본플릿(CarbonFleet)'을 통해 운송 분야 탄소배출권 거래지원 및 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카본플릿은 탄소 감축 실적과 거래 이력을 디지털 인프라 위에서 관리하려는 시도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탄소자산이 실제 STO 상품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제도적으로 정리할 문제가 적지 않다고 본다. 특히 기존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과의 관계 설정이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다. 현재 배출권시장은 할당대상업체와 시장조성자, 배출권거래중개회사 등 제한된 참여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별도 플랫폼이나 토큰 구조가 제도권 시장과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지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된 탄소크레딧의 제도적 위치도 변수다. 국내에서는 탄소 감축 실적이 바로 크레딧으로 전환되어 거래되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크레딧 자체로 토큰을 발행하기보다는 배출권 운용 수익이나 감축 프로젝트 수익을 투자계약증권이나 수익증권 구조로 설계하는 방안이 먼저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탄소자산 토큰화는 기존 배출권시장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어떤 권리 구조로 설계할지가 핵심이라 당장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시장과 수요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STO 후보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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