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의 모범생' 메리츠금융지주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사주 소각, 지주회사 단독상장 등 'K-밸류업' 이 가야할 길을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4% 오른 10만9100에 거래를 마쳤다. 역사상 신고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만 주가가 75.97% 올랐다. KB금융, 신한지주 등 쟁쟁한 종목을 제치고 금융주 중 상승률 1위다. 올해에도 주가 상승을 이어갈 태세다.
2024년은 밸류업 정책 때문에 올랐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2023년에도 38.41% 상승했다. 이 해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3.21% 오르는 데 그쳤다.
시가총액은 쟁쟁한 회사들을 제치고 있다. 13일 기준 시가총액(20조8076억원)은 유가증권시장 16위로, 하나금융지주(23위) 등 대형 금융주뿐 아니라 HD한국조선해양(24위), 삼성SDI(28위), 한화오션(30위) 등 제조기업을 웃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상승 동력은 주주환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메리츠금융은 자회사 중복상장이 없다. 2022년만 해도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등이 모두 상장돼 있었다. 하지만 그 해 11월 계열사들의 완전 자회사 편입, 상장폐지를 거쳐 메리츠금융지주 한 회사만 상장하는 구조가 됐다.
2022년 10월 말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2만1700원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여 만에 주가가 5배 치솟은 셈이다.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도 화끈하게 펼쳤다. 연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해 총 주주환원수익률을 6~7%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2021년 1조3832억원이던 연결순이익이 2023년 2조1254억원, 지난해 2조4384억원(예상)으로 높아져 주주환원 규모도 그만큼 커졌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8.11%로 KB금융(8.44%), 하나금융지주(9.01%) 등을 크게 웃도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물론 주주환원뿐 아니라 지금까지 꾸준히 상승한 실적도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호실적 또한 중복상장이 아닌 100% 자회사 편입을 선택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계열사 간 자금이동이 수월해지고 의사소통 속도가 빨라져 지금과 같은 수익성 위주 경영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메리츠금융지주 목표주가로 14만원을 제시한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 내에서 가장 진취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 중"이라며 "실적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꾸준한 자사주 매입으로 주당순이익(EPS)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