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흥행 주먹, 악마도 거뜬…'거룩한 밤' 통쾌한 오컬트 히어로물[봤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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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장르, 오컬트에도 통하네…대중성 극대화 전략
'거룩한 밤' 팀케미 매력적…정지소 빙의 열연 눈길

  • 등록 2025-04-21 오후 5:56:54

    수정 2025-04-21 오후 5:58:38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정통 오컬트와 마동석의 전매특허 액션·위트가 제대로 된 시너지를 발휘했다. 마동석의 도전정신, 탄탄한 세계관, 캐릭터들로 빚은 색다른 오컬트 다크 히어로물. ‘범죄도시’를 잇는 마동석의 새로운 흥행 IP 탄생 기대감.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 ‘거룩한 밤’)다.

‘거룩한 밤’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분), 샤론(서현 분), 김군(이다윗 분)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다. 앞서 트리플 천만 영화에 등극한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극악무도한 범인들을 때려 잡아온 마동석은 ‘거룩한 밤’에서 그 굳센 주먹으로 악마와 악의 숭배자들을 때려잡는다.

‘거루한 밤’은 특히 마동석이 처음으로 도전한 오컬트 액션 장르물이다. 마동석이 원안부터 기획, 제작까지 참여했으며, 오컬트 장르를 오랫동안 연구한 임대희 감독이 연출에 참여했다. 여기에 배우 서현, 이다윗이 마동석과 함께 ‘거룩한 밤’ 팀을 결성, 극장가를 찾는다. 또 겅수진, 정지소의 든든한 열연까지 더해 5월 황금연휴를 장식할 스크린 기대작으로 급부상 중이다.

‘거룩한 밤’은 정통 오컬트물이 주로 선보여온 ‘정통 엑소시즘’ 소재에 대중성과 액션 장르를 더한 기발한 시도가 돋보인 작품이다. 오컬트는 마니아층이 탄탄한 만큼 호불호도 센 장르로 불린다. 악마를 구마하는 ‘엑소시즘’ 소재를 다룬 영화는 특히 바이블처럼 여겨지는 작품들이 워낙 많아 클리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 ‘거룩한 밤’은 이 전형성을 억지로 깨거나 비트는 대신, 유머와 액션, 히어로물의 성격을 더해 역으로 대중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매특허 유머와 액션으로 영화계에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해 대체불가 스크린 흥행 요정으로 활약해온 마동석의 도전정신과 영리함이 빛을 발한 선택이다.

영화 속 이야기의 기본적 얼개는 ‘엑소시스트’ 등 오컬트의 바이블로 불리는 여러 고전들이 쌓아온 클리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몸에 악마가 씌였고, 구마의식을 치르는 주인공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의뢰인의 몸에 깃든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 몸 밖으로 추방하는 단순한 흐름이다. ‘거룩한 밤’은 엑소시즘 장르의 취약점으로 여겨지던 ‘단조로움의 딜레마’를 액션 등 볼거리와 스케일, 분위기를 환기할 유머, 독특한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매끈히 가렸다. 바우와 샤론, 김군으로 구성된 ‘거룩한 밤’ 팀의 존재감, 케미스트리가 이 영화의 매력을 끌어올릴 결정적 한방이다. 단순 엑소시즘물로 그칠 뻔한 영화가 이들 덕분에 시리즈로 확장할 잠재력까지 갖춘 ‘판타지 다크 히어로물’의 정체성을 띠게 됐다.

액션과 유머는 사실 우리가 기존에 봐왔던 ‘범죄도시’ 시리즈의 코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기시감을 유발할 수 있다. 심각한 상황에도 툭툭 나오는 마동석의 실없는 농담, 복싱과 유도를 더해 탄생한 타격감 강한 주먹 액션까지. 때려잡는 대상만 범죄자에서 ‘악마’로 바뀌었을 뿐 기존에 우리가 봐왔던 마동석 작품들과 비슷하다. 다만 확고한 흥행 공식으로 자리매김한 마동석이란 캐릭터와 IP가 장르색 강한 ‘오컬트’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는 점, 심지어 꽤나 합이 잘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만으로 이 영화의 결실은 충분하다.

액션이 주가 되는 다른 영화들처럼 이 영화의 러닝타임도 92분으로 상당히 짧은 편이다. 그런데도 그 짧은 시간 안에 후속편을 기다리게 할 만큼 여러 떡밥들과 몰입에 필요한 세계관, 캐릭터들의 서사를 알차게 담았다. 오컬트의 필요조건인 서스펜스와 공포요소도 갖췄다. 특히 의뢰인으로 등장하는 의사 정원(경수진 분)의 여동생 ‘은서’ 역을 맡은 정지소의 강렬한 빙의 열연이 이 영화의 오컬트적 텐션을 든든히 책임진다. 구마 과정은 물론 인물들의 구마 소품까지 하나하나 신경 쓴 디테일한 연출, ‘엑소시스트’, ‘파라노말 액티비티’ 등 오컬트 명작들을 오마주 한 듯한 반가운 장면들이 긴장과 반가움을 자아낸다.

바우의 도움으로 죽을 뻔한 위기에서 살아남아 ‘거룩한 밤’ 팀의 일원이 된 샤론과 김군의 서사,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빌런 ‘요셉’과의 악연으로 말 못할 트라우마를 지닌 ‘바우’ 등 주인공들의 서사도 의외로 가볍지 않다. 누군가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만들어낸 환영과 힘겹게 싸우는 주인공 ‘바우’의 괴로움과 내적 갈등을 표현한 마동석의 감정 열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거룩한 밤’에서만 볼 수 있는 마동석의 새로운 얼굴을 여기에서 발견한다.

마동석의 오른팔, 왼팔이 된 서현, 이다윗의 찰떡 케미와 캐릭터 해석, 아픈 동생을 진심으로 구하고 싶은 언니의 마음을 애절하게 표현한 경수진의 애틋한 열연이 영화를 더욱 맛깔나게 살렸다.

4월 30일 개봉. 임대희 감독. 러닝타임 9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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