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에게 서클체인지업 배운 롯데 김진욱 “살기 위해 질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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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이 10일 시범경기 사직 LG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진욱이 10일 시범경기 사직 LG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살기 위해 질문했죠.”

롯데 자이언츠 좌완투수 김진욱(23)은 13일 사직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10일 LG와 홈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4이닝 5탈삼진 무실점 호투의 비결 중 하나는 서클체인지업이었다. 총 투구수 45개 중 4개에 불과했지만, 서클체인지업의 완성도가 좀 더 높아진 듯해 만족할 수 있었다.

서클체인지업은 김진욱이 던지지 않던 구종이다. 체인지업 자체는 2021년 데뷔 이후 간간이 섞어 던진 적이 있다. 그러다 지난 시즌에는 떨어지는 변화구를 포크볼로 대체했다. 우타자를 요리하기 위한 구종이 약해졌다.

이에 김진욱은 지난해 9월 한화 이글스와 정규시즌 마지막 원정 기간 류현진의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을 배우려고 용기를 냈다. 그는 “간절했다. 대선배에게 말을 걸기가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살기 위해 다가가 질문했다. 정말 자세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했다”고 털어놓았다.

롯데 김진욱이 13일 시범경기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한화 류현진에게 배운 서클체인지업 그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롯데 김진욱이 13일 시범경기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한화 류현진에게 배운 서클체인지업 그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진욱은 서클체인지업을 능숙하게 구사하기 위해 적잖은 시간을 투자했다. 류현진이 가르쳐준 게 비단 그립에만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투구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감각은 물론 떨어지는 각도를 조절하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김진욱은 “중지를 세우듯 공을 잡고, 약지에 좀 더 힘을 줘 공을 회전시킨다는 느낌”이라며 “선배님에게 배운 뒤에는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두세 달 정도 변화구 비중을 높이며 익히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새 시즌 4선발로 기회를 얻은 김진욱에게는 다양한 구종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84.2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 연착륙할 가능성을 엿보이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까지 갖고 있던 4개 구종(직구·커브·슬라이더·포크볼)으로는 풀타임을 버텨내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시기적절하게 류현진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김진욱은 “선배님에게 그립뿐만 아니라 완급조절 노하우를 묻기도 했다. 용기를 낸 것도 올해 정말 잘하고 싶어서였다. 단,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때로는 내게 안 좋게 작용하기도 하니 지나치게 얽매이진 않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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