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앨런이) 낮 경기 때 성적이 좋다.”
로건(NC 다이노스)이 더블헤더 1차전 선발투수로 먼저 출격한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홍원기 감독의 키움 히어로즈와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더블헤더 1차전 홈 일전을 치른다.
이번 경기는 NC의 울산 홈 구장 첫 경기다.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이 추락해 한 야구 팬이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뒤 NC는 안전점검으로 사실상 원정 일정만을 소화했다.
NC는 즉각 창원시, 창원시설공단과 합동대책반을 꾸려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지만, 창원시의 늑장 대응에 기약없는 떠돌이 생활을 보내야 했다. 여기에 2일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참석한 안전조치 이행 점검 회의에서 창원NC파크의 구체적인 재개장 일정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NC는 임시 홈구장을 물색했고, 당분간 롯데 자이언츠 제2의 홈구장이었던 울산 문수야구장에 둥지를 틀게됐다. 이후 16일 첫 울산 홈 경기를 치르려 했으나, 비로 취소됐고, 이날 더블헤더 1~2차전을 가지게 됐다.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호준 감독은 “비 맞으면서 하는 것보다는 날씨 좋을 때 하는게 좋다. 더블헤더가 좀 힘들긴 한데, 좋은 날씨여야 관중들이 많이 오신다. 비오고 흐려 팬 분들이 많이 안 오시면 홈 구장 같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지난 11일(잠실 두산 베어스) 더블헤더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NC는 두 경기를 싹쓸이 했다.
해당 일을 돌아본 이호준 감독은 “힘들었다. 1~2차전 끝난 뒤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감독이 되고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2차전 5회쯤 되니 무릎이 아프더라. 허리도 조금씩 찌릿찌릿 했다. 나는 늙어서 그럴 수 있지만, 선수들이 힘들 것이다. 저도 선수 때 더블헤더 해 봤지만, 거의 지명타자로 나가 좀 덜했다. 수비에서 많이 움직이는 포지션들은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솔직히 힘들더라. 너무 무릎이 아파 다시 수술해야 되나 생각이 들었다(웃음). 서 있는 것도 힘들었다. 양 쪽이 똑같으니 오늘 다 힘들게 야구할 것이다. 내일 2시 경기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고 10개 구단이 다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더블헤더는 투수 운용이 중요하다. 이 감독은 “잡을 거냐, 말 거냐의 결정이 중요하다. 3점 차 지고 있어도 1차전 잡아야겠다 무리를 할 것이냐, 아니면 2차전을 준비해야 될 것이냐를 잘 고려해야 한다. 승리조를 쓰고 다음 경기 때 또 쓰기 부담스럽다. 그 구분을 정확히 해야 한다. 투수 코치와 미리 정해놓긴 하지만, 예상대로 안 흘러간다. 연투가 걸려 있는 투수가 1차전에 던지면 2차전에 못 쓴다. 그런 선수들이 1차전에 2~3명 나와버리면 못 쓰는 상황이 생긴다. 나눠 쓰고 남겨놓아야 한다. 그래도 한 번 해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오더라”라고 설명했다.
단 마무리 투수 류진욱은 세이브 상황이 올 경우 2경기 모두 출전할 전망이다.
이호준 감독은 “마무리는 나가야 한다. 마무리는 투구 수를 적게 줄여 세이브 해야 한다. 투수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하는 것을 봤고, 마무리 투수들에게도 물어봤다. 세이브 상황이 생기면 연투라도 던져야 한다. 세이브 상황이 안 나오면 계속 쉬는 상황도 있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세이브 상황 때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NC는 이날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우투우타 외야 자원 김범준, 우완투수 이준혁을 콜업했다.
이중 김범준에 대해 이 감독은 “올 시즌 시작할 때 기대를 많이 했다. 1차 스프링캠프 때까지 좋은 모습 보여줬는데, 2차 캠프 가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지더라. 시범경기 때도 그래서 2군에서 시작했다. 지금 또 많이 좋아졌다. 평가가 좋게 와서 올라오게 됐다. 원래 방망이에 소질이 있는 선수다. 상황 되면 대타로 기용해 보려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혁에 관해서는 “접전에 내기 쉽지 않다”면서도 “패스트볼 힘이 있는 투수다. 하위 타선에 걸리면 이닝을 소화해주는 그런 역할로 쓰려 한다. 밑에서 평가가 제일 좋았던 투수다. 우리 올라오는 선수들은 100% 2군에서 추천한 선수라 생각하시면 된다. 여러가지 고려해 김수경 코치가 판단한다. 야수 쪽은 윤병호 타격 코치가 잘 준비해 이야기 해 준다. 올 때마다 성과가 좋다. 전반기 끝나고 밥 한 번 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1차전 선발투수로는 로건이 출격한다. 당초 16일 선발투수가 최성영이었지만, 사령탑은 순서를 바꿨다. 그 이유는 로건이 낮 경기에 강하기 때문이었다. 밤 경기때 5패 평균자책점 5.46에 그쳤지만, 세 차례 출전한 낮 경기에서는 2승 평균자책점 1.00을 작성했다.
이호준 감독은 “로건이 낮 경기 때 성적이 좋다. 그런 점을 생각했다. 지난 (1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때도 로건이 먼저 나갔다. 현재로는 낮 경기 때 성적이 야간 경기 때보다 많이 좋다. 투수 코치와 상의해서 로건이 먼저 나가고 (최)성영이가 (뒤에) 나가는 것으로 정했다. 로건 낮 경기 등판했을 때 피안타율, 실점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이다. 다른 사람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시차가 거기에 맞나”라고 껄껄 웃었다.
한편 NC는 이날 투수 로건과 더불어 한석현(중견수)-김주원(유격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천재환(우익수)-김형준(포수)-한재환(1루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울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