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삽입술이 각막내피세포를 줄인다고? [기고/정태영]

7 hours ago 1

정태영 혜안서울안과 대표원장

정태영 혜안서울안과 대표원장

시력 교정이라 하면 라식, 라섹 수술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라식, 라섹 수술은 대중화된 시력 교정술이지만, 누구에게나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시력 교정이 필요한 만큼 각막을 깎아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절삭 후 각막 두께가 어느 정도 보존되어야 안전하다. 특히 고도 근시나 초고도 근시면 각막의 절삭량이 많아 라식, 라섹 수술은 더욱더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시력 교정 후 잔여 각막 두께가 충분하지 않으면 각막확장증이나 원추각막증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근시 퇴행의 가능성도 크다.

각막 두께가 얇아 라식, 라섹이 어렵다면 안내렌즈 삽입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각막을 절삭하는 라식, 라섹 수술과 달리, 안내렌즈 삽입술은 눈 안에 특수 렌즈를 삽입해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보다 안전하게 시력 교정이 가능하며, 각막이 너무 얇아 라식 또는 라섹 수술이 불가하거나 라식, 라섹 수술 이후 근시 퇴행을 겪고 있어도 시술이 가능하다. 고도 근시나 초고도 근시면 안내렌즈 삽입술이 더 효과적이다.

안내렌즈 삽입술은 삽입 위치에 따라 전방 렌즈삽입술과 후방 렌즈삽입술로 구분한다. 전방 렌즈삽입술은 각막과 홍채 사이에 렌즈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홍채 위에 렌즈를 고정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술할 때 홍채절개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또한 렌즈가 각막과 상대적으로 가까워서 장기적으로 각막내피 세포 수가 점차 감소해 시력 저하와 각막혼탁이 올 수 있다. 심하면 각막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각막내피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안 되기 때문이다.

반면 후방 렌즈삽입술은 홍채와 수정체 사이에 렌즈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최근에는 홍채절개술 없이도 간편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렌즈가 각막과 상대적으로 멀어서 각막내피 세포를 거의 자극하지 않아 전방 렌즈삽입술에 비해 내피세포 손상의 위험이 낮다. 렌즈가 수정체와 가까워서 백내장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단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렌즈에 있는 구멍을 통해서 방수 순환을 개선한 렌즈들이 출시되었고 이후에는 백내장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후방 렌즈삽입술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렌즈삽입술의 최대 장점은 가역성이다. 시술 이후 눈 상태에 따라 삽입한 렌즈를 제거할 수도 있고, 렌즈의 위치를 재조정할 수도 있다. 부작용 발생에 언제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긴 후에 치료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한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

안전한 후방 렌즈삽입술을 위해서는 주의할 점이 있다. 한번 삽입한 렌즈는 오랫동안 눈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시술 과정에 정밀함이 요구된다. 안구 상태를 정밀 검사하여 렌즈가 들어갈 공간을 정확히 측정하고 내 눈 상태에 꼭 맞는 렌즈 크기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렌즈의 크기는 각막내피 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다른 안과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너무 작은 렌즈를 사용하면 눈 속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서 시력이 불안정할 수 있고 수정체와 지속적인 마찰을 일으켜 백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반면 렌즈의 크기가 너무 크면 홍채를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거나 안압 상승 혹은 녹내장을 만들 수도 있다.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과 의료진 선택도 중요하다. 최신 정밀진단 장비를 보유하고 렌즈삽입술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아 숙련된 기술로 수술받아야 한다. 수술 이후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백내장은 없는지, 각막내피 세포 수 변화는 없는지 등 꾸준히 확인해야 안정적인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 번의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 관리시스템이 체계적인 안과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렌즈삽입술을 시작한 지 20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서 20대에 렌즈삽입술을 받은 환자들이 이제 40대가 되면서 조금씩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러한 경우 기존의 렌즈를 제거하고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서 노안 교정도 같이 할 수 있다. 또한 흔하지는 않지만, 내피세포 수가 감소해서 삽입한 렌즈를 제거하거나 각막이식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내피세포 수, 나이, 백내장의 정도 등에 따라서 나에게 맞는 치료 방법이 달라지므로 각막 전문의와의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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