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8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3일(현지시간) 채택됐다. 한국을 포함한 54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이번 결의안엔 국제사회의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감행한 북한 정권에 대한 비난이 우회적으로 담겼다.
이번 결의안은 '북한이 민간인 고통 가중, 인권침해 심화, 국제 안보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경우 치명적이고 과도한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국경과 기타지역에서 북한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은 전년 북한인권결의안과 동일하다. 다만 올해는 무력 사용 금지 촉구 지역에 구체적으로 ‘국제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곳’ 등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북한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1만1000여명 규모의 병력을 파병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돼 전투에 참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2월 사이 러시아에 3000여명을 증원 개념으로 추가 파병했고, 북한군 1만1000여명 가운데 4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북한 강제노동이 반인도 범죄인 노예화에 해당할 가능성을 지적하는 문안이 추가되면서 북한의 강제노동 관련 문항은 강화됐다. 외교부는 '북한에 자의적으로 구금된 사람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는 문안을 추가해 우리 국민 선교사 3명을 포함한 북한 내 억류자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올해로 10년 연속 북한 인권 결의를 컨센서스로 채택한 것은 북한 인권 상황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 결의가 지적하고 있듯이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는 점에 깊이 우려한다"며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인권이사회를 비롯한 유엔 차원에서 북한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다차원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