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석 아트웍스 대표 인터뷰
亞 최초 '에르미타주'展 성사
다빈치·피카소 등 작품 20점
미디어아트로 체험형 전시
"미술이 한러관계 돌파구 될 것"
"여기 있는 80명 중 작가로서 살아갈 사람은 많아야 1명 나오거나 없을 수도 있다."
꿈에 그리던 홍익대 회화과에 입학하자마자 교수의 입에서 "예술가로 밥을 벌어먹을 사람은 1%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대학만을 위해 달려왔는데 또다시 막막함이 밀려왔다. '홍대 98학번'인 유민석 아트웍스 대표(47)는 28년 전 교수의 말처럼 자신 역시 작가이자 기획자를 비롯해 다양한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은 만화 캐릭터인 톰과 제리를 차용해 현실을 풍자한다. "아이폰이 나오고 데이트도 카톡으로 하던 시절이었어요. 디지털이 인간관계를 바꾸는 걸 그림으로 담고 싶었죠." 그의 작품은 제법 인기를 끌어 컬렉터들이 주문하고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1년에 겨우 작품 10개를 만들 뿐"이라고 말한다. 나머지 시간은 기획에 쏟는다.
처음에는 제자 1명의 개인전을 도운 것이 작가 그룹전으로 이어졌다. "작가가 되려면 전시도 전략이에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가 건넨 명함은 잘 구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두꺼웠다. "러시아에서는 명함이 두꺼워야 한다고 합니다. 무게가 있어야 신뢰를 준다더군요."
그가 '러시아통'이 된 것은 우연이 반, K컬처의 역할이 반이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도 당시 한국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던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술관에서 한국 작가 전시를 성사시켰다.
이 전시가 러시아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연례 행사가 됐고 결국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디지털 분관 유치라는 대형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그 결과물로 오는 4월 서울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아시아 최초 '에르미타주 디지털 전시'를 연다. 에르미타주 겨울 궁전 정문을 실물 크기로 구현하고 초대형 미디어아트와 이머시브(체험형) 기술로 관람객을 압도적인 예술의 세계로 초대할 예정이다.
"오감을 충족하는 체험형 전시가 될 겁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렘브란트, 피카소에 이르는 명작 20점을 초고화질로 스캔해 홀로그램으로 회전·확대하며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마치 궁전 안을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죠."
그는 현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BTS), 블랭핑크, '오징어 게임' '기생충'에 감사할 따름이에요. 아이들이 틱톡으로 한국 춤을 따라 하고, 어른들은 한국 연예인 소식으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유 대표는 러시아인을 코코넛에 비유한다. 겉은 딱딱해도 속은 부드럽고 따뜻하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현지인 대부분이 전쟁이 곧 끝날 것 같다고 했다"면서 "한국이 러시아 내에서 비우호국으로 분류되지만 무비자 입국국이며 오랜 기간 삼성전자가 에르미타주 후원사로 활동해 한국 기업 이미지가 좋다"고 전했다.
에르미타주는 영국박물관·루브르와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소장품만 300만점에 이른다. "소장품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다빈치와 인상주의 작품,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아' 등 우리에게 익숙한 명화가 엄청 많아요. 작품 컬렉션 수준이 너무 높죠." '칸딘스키와 샤갈의 나라'인 러시아의 문화 자긍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른 대형 미술관이 약탈을 통해 작품을 모은 반면, 에르미타주는 대부분 돈을 주고 샀다는 점에서 더 큰 긍지를 느껴요."
그는 "러시아는 기회의 땅"이라며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미술이 양국을 잇는 중요한 다리이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술이라고 해서 꼭 천 위에 물감을 발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작가를 키우는 일도, 전시를 기획하는 일도, 러시아와 문화 가교를 놓는 일도 모두 미술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art)의 어원도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기술(art) 아니겠습니까."
[이향휘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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