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협상, 2시간만에 종료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 나라의 협상단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마주 앉았다. 다만 평화를 위한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관련 우크라이나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의 요구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양측 간 이견이 컸음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휴전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 일부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최후통첩이 있었다”며 “이 밖에 다른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AP통신은 러시아 대표단의 수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회담 직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1000명의 포로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AP통신에 따르면 포로 교환이 성사될 경우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포로 교환이 될 전망이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또 우크라이나가 정상 간 회담을 요청했으며 러시아는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외신들은 이러한 회담의 결과가 예견된 것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중동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없이는 어떠한 진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참석해 협상 관련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과제는 조건 없는 휴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러시아가 이를 거부할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과 은행에 대한 강력한 신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에 가까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점령된 영토를 러시아에 양도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와 함께 중립국이 돼야 한다는 요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조건이 휴전이 아닌 항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거부하고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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