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거듭된 실적 악화와 신작 부진 여파로 전 직군 사원 대상으로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인력 감축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이를 조만간 구성원에게 공지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개발 지원 조직 대상으로 진행된 권고사직과 달리 이번 구조조정은 게임 개발·운영 조직에 소속된 직원 상당수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권고사직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가 희망퇴직을 시행한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다.
엔씨는 지난해 박병무 대표를 영입하며 창사 이래 처음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박 공동대표는 강도 높은 경영 쇄신 작업을 진행해왔다.
박 공동대표는 올해 5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정비성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5월 중 권고사직을 단행할 것"이라며 "주요 기능의 인력을 제외하고 모든 부서 인력 숫자를 동결시키고 많은 부분 아웃소싱을 통해 인력과 기능을 확충할 예정이다. 이러한 경영 효율화와 인원 효율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엔씨는 일부 게임 개발 조직에 대한 추가적 분사도 단행한다.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4개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독립적 게임 개발 스튜디오 체제 구축 및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통해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신설 회사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 AI 기술 전문 기업 1개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으로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신설하는 지적 재산권(IP)는 쓰론앤리버티(TL), LLL, 택탄(TACTAN) 등 3종이다. TL 사업 부문은 스튜디오엑스(가칭), LLL 사업 부문은 스튜디오와이(가칭), TACTAN 사업 부문은 스튜디오지(가칭)로 새롭게 출범한다. TL과 슈팅게임 LLL, 전략게임 TACTAN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을 확보한 IP로 판단, 해당 장르 개발력과 전문성 강화에 집중한다.
또한 AI 연구개발 조직인 NC 리서치를 분할해 AI 기술 전문 기업을 신설한다. 신설 회사명은 엔씨 에이아이(NC AI)다. 자체 개발한 바르코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동시에 게임 개발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선다.
엔씨는 다음 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회사 분할 및 신설 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각 신설 회사의 분할 기일은 2025년 2월1일이다.
앞서 엔씨는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엔씨큐에이(QA)·엔씨아이디에스(IDS) 등 서비스 사업 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을 맡는 2개의 분사 법인 출범을 결의했으며 약 360명이 소속된 이들 분사 법인은 지난 2일 정식 출범했다.
회사 측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강도 높은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익은 2022년 대비 각각 30.8%, 75.4% 급감했다.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대표 IP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 신작 부진 등이 꼽힌다.
엔씨소프트 작년 연간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재작년 대비 38%나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출시한 TL은 출시 직후 실적이 부진했으나 이달 초 글로벌 출시 후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부진 탈출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 수익을 나눠야 하는 데다 수익모델(BM) 자체가 약하게 설정됐기 때문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