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우주산업을 이끄는 스페이스X가 잇따른 오작동 사고로 체면을 구겼다. 주력 로켓인 ‘팰컨9’(사진)에 최근 3개월 사이에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하면서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팰컨9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일시적으로 발사 금지 조치를 내렸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AA는 지난달 28일 발생한 팰컨9 2단부 오작동 조사 방침을 설명하면서 당분간 이 로켓의 발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팰컨9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비행사 수송 임무인 ‘크루9’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됐다. 2단부는 우주선을 궤도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로켓 부스터를 바다에 버리기 위해 필요한 엔진 재점화 과정에서 오작동이 발생했다. 로켓 부스터는 FAA가 승인한 구역을 벗어난 곳에 떨어졌다. 스페이스X도 엑스(옛 트위터)에 “팰컨9 2단부는 일반적이지 않은 연소를 경험했다”고 인정했다.
이 회사는 최근 잇단 로켓 오작동 사고로 여러 차례 FAA의 제재를 받았다. 이번 제재는 지난 3개월간 세 번째로 받은 발사 금지 명령이다. 올 7월에는 스타링크 위성 발사 과정에서 팰컨9 로켓 2단부에 문제가 발생해 위성 20개가 파괴되는 사고가 있었다. 8월에는 스타링크 발사 후 팰컨9 로켓 1단 추진체가 문제를 일으켜 수직 착륙한 뒤 화염에 휩싸였다. 완벽한 재사용 발사체라는 평가를 받아온 팰컨9이 최근 연이어 오작동을 일으키자 FAA는 안전 차원에서 발사를 일시 금지 조치를 내렸다.
스타십 5차 시험 발사를 앞두고 FAA와 스페이스X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타십은 지난 6월까지 4차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5차 시험 발사에 속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스타십 발사 여부를 승인하는 FAA는 스타십 5차 시험 발사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당초 8월 말로 예정된 스타십 5차 시험 발사는 아직 기약이 없다. 미국 과학 전문지 스페이스닷컴은 “FAA가 올해 11월 말까지는 스타십 발사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타십의 안전 사항을 확인하는 절차를 FAA가 더 까다롭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