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 좋을 줄 알았지…영국 곳곳서 등장한 ‘브레그렛’까지

3 weeks ago 24
국제 > 글로벌 정치

떠나면 좋을 줄 알았지…영국 곳곳서 등장한 ‘브레그렛’까지

입력 : 2026.06.28 09:23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민투표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지 약 10년이 됐습니다. 당시 영국 국민은 막대한 EU 분담금 부담과 인구 이동 자유 원칙에 따른 이민자 급증 등에 크게 반발했고, 결국 브렉시트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EU 재가입에 대한 논의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웨스 스트리팅 전 영국 보건장관이 EU 탈퇴를 두고 “재앙적 실수”라고 언급한 것도 이에 불을 지폈죠.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어떻게 변화했길래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요?

경제적으로 가장 먼저 지적되는 변화는 무역 장벽입니다. EU 회원국은 사람과 상품, 서비스,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단일시장’에 참여하고, 회원국 간 관세를 없애는 ‘관세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이 이를 모두 탈퇴하면서 교역 시 통관 절차가 새롭게 요구됐고, 기업이 부담해야 할 시간과 비용도 늘어났어요. 이에 따른 물류 지연 및 공급망 리스크는 수출입 감소와 소비자 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대EU 수출이 잔류 시와 비교했을 때 낮아진 점은 단일시장 이탈에 따른 규제 장벽과 제도적 마찰에서 발생했음을 보여준다“며 ”브렉시트는 이미 취약해진 영국 경제 구조에 추가적인 마찰과 불확실성을 부과한 요인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렉시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이민 통제였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브렉시트로 EU 회원국 노동자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일부 업종에서 인력난이 두드러졌습니다. 여기에 영국의 이민 제도가 포인트 기반으로 바뀌면서 비EU 국가의 유학생과 노동자 유입이 크게 늘었어요. 그 결과 2023년 영국의 이민자 순유입은 약 90만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민을 줄이기 위해 EU를 떠났지만, 오히려 이민자가 증가한 셈입니다.

이러한 역설은 브렉시트가 애초의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배경이 됐습니다. EU 잔류 시 받을 수 있었던 혜택이 상실된 점도 재가입설에 힘을 실었습니다. 팬데믹 당시 EU는 약 1030조원의 대규모 경제회복기금을 지원하며 회원국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제약사와 백신 공동 조달 계약을 맺어 회원국이 안정적으로 백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의했어요. 이러한 재정 지원과 보건 협력은 EU가 개별 국가보다 더 큰 협상력과 지원 체계를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금융 분야에서도 브렉시트의 영향은 나타났습니다. 영국 금융회사가 EU 회원국에서도 별도 인가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던 권리인 ‘금융 여권’을 상실한 것이죠. 이에 일부 금융회사와 서비스가 EU 도시로 이전하면서 금융허브로서의 장점이 약화되었습니다. 기업 투자 측면에서도 해외 기업이 영국을 유럽 진출의 관문으로 삼을 유인이 줄어들었다고 평가됩니다.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의미인 ‘브레그렛(Bregret)’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EU 재가입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한국유럽학회 이사 겸 시대전환인간안보연구소의 김용민 소장은 영국이 EU에 재가입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조건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영국은 과거 EU 회원국이면서도 유로화를 쓰지 않고, 솅겐 조약에도 참여하지 않는 예외적 지위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재가입 시 이러한 특혜를 다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재가입을 위해서는 27개 EU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와 유럽의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분담금 부담과 영국 내 정치적 갈등도 넘어야 할 과제입니다. 다시 EU에 들어가는 길은 나가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셈입니다. 김덕식 기자·박연수 인턴기자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시사경제신문 ‘틴매일경제’를 만나보세요. 한 달 단위로 구독할 수 있어요.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