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디아 이륙 직후 추락
탑승객 242명중 1명만 탈출
여객기 의대 기숙사에 덮쳐
참사 사망자수 더 늘어날듯
계속되는 보잉 여객기 사고
787 기종 첫 추락…조사지원
지난 12일(현지시간)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참사에서 탑승자 242명 중 단 1명만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정부는 기체 결함과 조류 충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 인근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는 이륙 30여초만에 기수가 들린채 서서히 주저앉는 모습으로 추락했다.
안타깝게도 사고기가 거주지인 지역 의과대 숙소를 덮치면서 13일 오후 기준 사망자는 265명에 이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탑승객과 거주지 일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DNA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탑승객 중 유일한 생존자는 인도 출신 영국 국적 남성인 비쉬와시 쿠마르 라메시로 확인됐다. 그는 사고 여객기에서 ‘11A’ 좌석에 탑승했다가 생존했다. 이 좌석은 이코노미 객실 첫 번째 줄의 비상 탈출구에 가장 가까운 자리다.
비쉬와시는 잔해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직후 영국에 있는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영상통화를 걸어 생존 사실을 알렸다. 그를 치료한 현지 외과 의사는 AP통신에 “온몸에 다발성 손상을 입었지만, 현재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쉬와시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무언가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다른 탑승객 시신에 둘러싸인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안타깝게도 그와 함께 사고 여객기에 탄 친형 아제이 라메시는 현장에서 숨졌다. 사고 전 두 형제는 여객기 안에서 떨어진 좌석에 앉았다.
사고 기종은 보잉 787-8 드림라이너로 상업 가동 이래 첫 사고로 기록됐다. 미국 보잉사는 사고 조사에 지원하겠다고 성명을 냈고 영국은 자국민 53명이 희생된 이번 사고를 조치하기 위해 위기대응팀을 가동했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이륙한 여객기는 기수가 들린 채 하강하는 모습으로, 이는 매우 이레적인 자세라는 평가다. 아메리칸항공 기장 출신인 매튜 위즈 버클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륙 과정에서 플랩이 내려오지 않는 등 제대로 배치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디. 플랩은 비행기 날개 뒷쪽 가장자리에 장착된 가변형 구조물로, 비행 중 날개의 모양을 변경해 양력을 증가시키거나 항력을 조절하는 데 쓰인다.
전문가들은 플랩 오작동을 포함해 양쪽 엔진 고장, 조류 충돌 등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 BBC는 전문가들과 현지 조종사들을 인용해 이 공항 주변에 새가 항상 많다고 전했다. 인도 민간항공부 자료에 따르면 구자라트주에서는 5년간 462건의 조류 충돌 사고가 보고됐으며 대부분 이 공항에서 발생했다.
조류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 엔진 출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엔진 고장을 유발한다. 보잉 787-8기 조종 경험이 있는 익명의 인도 조종사는 “양쪽 엔진을 모두 잃었다면 조종사가 반응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 공항에는 항상 새가 많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인도 항공 당국의 본격적인 조사와 함께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FAA), 영국 항공사고 조사 당국도 기술 지원과 인력 파견 등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