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냈는데 합격 취소”…기숙학원 재수생이 왜?

3 weeks ago 8

ID도용, 등록 포기…경찰 수사
피해자 “막막한 상황, 빨리 해결 바래”

ⓒ뉴시스
서울의 한 대학에 합격한 신입생이 자신도 모르게 입학이 취소되는 황당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대학 측에 설명해도 구제가 쉽지 않아 관계 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북 경주에 거주하는 A군은 18일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대학 등록을 취소시킨 B군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A군은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대화도 한 적 없는 기숙학원 옆자리 애가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지 소름이 돋는다”면서 “단순 호기심으로 그랬다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수능 재수를 했던 A군은 최근 숭실대학교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 등록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학교로부터 환불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후 A군은 ‘장학금도 환불이 있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홈페이지를 들여다봤다. 곧이어 사유란에 ‘재수’라고 적힌 ‘등록 포기 확인서’를 보고는 소스라쳤다.

즉시 해당 IP주소를 찾아 ‘경기도’에서 접속한 것을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

이튿날 오전 낯선 번호로 ‘혹시 나 기억해? 기숙학원 옆자리 앤데…나도 모르게 등록 취소를 눌러버린 거 같아…정말 미안해…’라는 문자를 받은 A군은 기억을 더듬으며 또 한 번 놀랐다.

재수 시절 옆자리에 앉았다는 B군과는 접점이 거의 없었고, 합격 사실 또한 가족에게만 알렸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B군은 숭실대 입학처를 방문해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상황을 되돌리려 했으나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이메일 ID 도용 여부와 취소 동기 등을 조사해 최단 시간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군은 “학교 측에서 ‘가해자의 자백을 들었으나 법적 효력이 없어 행정 절차상 되돌리기 쉽지 않다’고 했다”며 “영문도 모른 채 당한 상황이라 막막한 심정이며 빨리 해결되기만을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경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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