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돌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그룹 저스트비 배인인(본명 송병희·23)이 커밍아웃 선배인 방송인 홍석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홍석천은 지난 2000년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고백한 대한민국 최초의 연예인이다.
홍석천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배인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응원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배인은 “선배님의 따뜻한 응원과 마음 깊은 조언을 기사로 접하고 정말 큰 울림을 느꼈다”며 “선배님께서 25년 전 누구보다 외롭고 힘든 길을 처음으로 걸어주셨기에 저도 지금 이 자리에서 작은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제가 가는 길에도 두려움이 있지만, 선배님이 등대처럼 앞에서 빛을 밝혀주신 덕분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저도 선배님처럼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 꼭 직접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배인의 메시지에 홍석천은 “축하하고 응원할게”라고 화답했다.
홍석천은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을 ‘게이 선배’라고 자칭하며 “배인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어떤 고민과 어떤 생각으로 커밍아웃을 했고 또 그 결심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했다”며 “제가 커밍아웃을 했던 2000년에는 제가 느끼기엔 전국민의 99%가 저를 다 ‘죽어라 죽어라’ 했는데 그걸 이겨내고 버텨가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냐”고 애정어린 조언을 쏟아냈다.
배인은 지난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월드투어 ‘저스트 오드’(JUST ODD) 공연 도중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밝히는 커밍아웃을 했다. 국내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가 커밍아웃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배인은 “내가 LGBTQ 커뮤니티의 일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의 첫 글자를 따 만든 약어로, 성소수자를 의미한다.
배인은 공연에서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를 부르며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