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유괴·살인 범죄인 ‘에탄 파츠 사건’의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아동 실종 대응 체계 강화와 대중 인식 변화를 끌어낸 역사적 계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피고인 페드로 에르난데스에 대해 지난해 연방항소법원이 내린 유죄 판결 취소 판단을 뒤집고 기존 유죄 판결 효력을 인정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2017년 뉴욕주법원에서 에탄 파츠 납치·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에탄 파츠는 지난 1979년 5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 소호지역에서 스쿨버스를 타겠다며 집을 나선 후 실종됐다. 우범지역이 아닌 안전지역에서 대낮에 만 6세 소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부모는 아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며 기다렸으나 에탄 파츠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실종 22년 만인 지난 2001년 법적으로 사망 처리됐다. 이 사건은 아동 유괴와 실종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대표적 비극이 됐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에탄 파츠의 실종일을 ‘실종 아동의 날’로 제정했다. 전 세계에서 실종 아동 사진을 우유팩과 과자봉지에 인쇄해 알리는 캠페인이 시작됐고, 부모와 교사가 아이를 혼자 두지 않거나 인솔에 신경 쓰는 등 아동 안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영구 미제로 남을 것 같던 이 사건은 에탄 파츠 실종 33년 만인 지난 2012년 에르난데스가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에르난데스는 경찰 조사에서 등교하던 아이를 유인해 지하실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의 변호인은 초기 자백이 강압에 의한 허위 진술이라며 증거 능력을 문제 삼았다. 또 에르난데스의 정신 건강 상태와 인지 능력 등을 들어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신이 없는 상태에서 피고인의 자백만으로 유죄를 입증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지난 2015년에 열린 주법원 첫 재판에서는 배심원단 의견 불일치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지난 2017년 두 번째 재판에서 배심원단의 의견이 일치해 에르난데스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에르난데스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연방법원에 구제를 요청했다.
연방법원은 주법원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지난해 ‘배심원 지시가 적절하지 않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며 유죄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항소법원이 주법원의 판단을 뒤집는 과정에서 권한을 넘어섰다며 유죄 판결을 복원했다. 에탄 파츠 실종 47년 만에 사법 정의가 매듭지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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