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4월 6일과 15일 오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기온이 불과 몇 분 만에 5~6도 급등했다가 다시 원래 수준으로 떨어지는 비정상적인 기록이 나타났다. 습도도 동시에 급격히 낮아졌다. 자연적으로 나타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배경은 ‘예측시장’이었다. 미국의 시장 예측 베팅 플랫폼 서비스인 폴리마켓에서 ‘예상보다 높은 기온’에 거액의 베팅이 이뤄졌다. 예측시장은 세계 최대의 베팅 웹사이트로 정치적 사건이나 스포츠는 물론이고 ‘예수재림’ 등 온갖 다양한 사건의 가능성에 베팅을 하는 곳이다.
실제로 한 계정에서 파리의 기온을 놓고 낮은 확률에 베팅했다가 수만 달러의 부당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 헤어드라이어나 라이터 등으로 기온 센서를 직접 가열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온을 조작해 예측시장에서 돈을 벌게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기상데이터의 신뢰성이 글로벌 화두로 떠올랐다.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시대에 데이터의 ‘무결성’이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부상하게 됐다.

날씨 빅데이터플랫폼 기업 케이웨더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섰다. 케이웨더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플레어(Flare)와 웹3 기반 날씨금융 시장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데이터를 위·변조가 불가능한 형태로 블록체인에 기록해 금융상품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과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날씨를 활용한 지수보험과 파생상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금융상품의 기준이 되는 기상데이터가 조작될 경우 시장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케이웨더와 플레어는 기상데이터 자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대신 데이터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해시값과 핵심 지수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플레어의 시계열 오라클(FTSO)과 기밀 컴퓨팅(FCC), 암호학적 검증(FDC)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의 출처와 무결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국 기상관측 장비를 활용한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 구축도 추진한다. 특정 관측 장비가 물리적으로 조작되더라도 주변 기상장비와 데이터를 교차 검증해 이상치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구조다. 단일 관측소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보다 데이터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양사는 검증된 기상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재해 발생 시 별도의 손해사정 없이 약정된 기준을 충족하면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지수형 기후보험과 날씨 파생상품 등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XRP 기반 금융 생태계와 연계해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날씨금융 플랫폼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무결성이 검증된 기상데이터는 금융사 혹은 날씨 변화에 민감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기초자료로서 역할을 한다. 양사는 가뭄, 폭염, 폭우 등 기후 재해가 발생했을 때 복잡한 심사 없이 약정된 기준을 충족하면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지수형 기후보험, 기후리스크 관리를 위한 날씨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가상자산인 리플(XRP) 기반 금융 생태계와 연계해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날씨금융 플랫폼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휴고 필리온(Hugo Philion) 플레어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케이웨더는 플레어가 추구하는 데이터 중심 블록체인 생태계에 적합한 파트너”라며 “날씨금융의 시장성을 증명하기 위해 기술적 완성도를 빠르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는 “기후변화 시대에 정확하고 투명한 기상데이터는 날씨금융 시장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이라며 “위변조를 원천 차단하는 기상데이터를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금융자산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플레어는 글로벌 시가총액 약 5억6000만 달러(약 8300억원) 규모의 데이터 중심 블록체인 기업으로 블록체인 외부의 각종 현실 데이터를 블록체인 내부로 안전하게 연동하는 독보적인 검증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글 클라우드 등 빅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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