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진 KBO 육성위원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선수와 코치로 프로에서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던 지도자가 이제 전국을 돌며 아마추어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원진(56)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BO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기장군도시관리공단 운영)에서 2025 KBO 넥스트-레벨 트레이닝 캠프(Next-Level Training Camp)를 진행하고 있다.
남부권역 선수(부산, 대구, 광주, 경남, 경북, 전남, 전북)의 U-16(고 1) 우수선수 40명을 초청한 이번 캠프는 류지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이 선수단을 총괄하고, 장원진 타격코치, 권오준·권혁 투수코치, 이성우 배터리코치, 채종국·정진호 수비 코치 등 KBO 리그 출신 코칭스탭이 오랜 프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모두가 고생했지만, 장 위원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류 감독은 대표팀도 함께하고 있기에 전체적인 선수 선발은 육성위원들이 맡았는데, 장 위원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소년과 중·고등학교 선수와 지도자들을 만나 120명의 대상자들을 뽑았다. 또한 육성위원 부임 후 3년째 넥스트-레벨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인천고-인하대 졸업 후 1992년 OB 베어스(현 두산)에 입단한 장 위원은 2008년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2번의 우승(1995, 2001년)을 이끌었다. 은퇴 후에도 2020년까지 두산 코치를 역임했고, 2023년부터 KBO 육성위원직을 맡았다.
스타뉴스와 만난 장 위원은 "3년 동안 캠프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시스템이 바뀌어서 육성위원들이 보고 다니면서 선수 선발을 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선발된 선수를 가르치기만 했는데, 지금은 훨씬 더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선수 선발의 기준이 있을까. 장 위원은 "기량이 가장 먼저다. 또한 감독, 코치들과 얘기하면서 인성도 물어본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프로야구도 마찬가지고, 운동선수들의 인성이 어느 정도 돼야 훨씬 좋은 선수생활을 할 수 있기에 그런 걸 보고 있다"고 얘기했다.
처음에는 부상이나 폼 변경에 의한 혼란 등을 걱정하는 시선도 현장에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보여지면서 협조적으로 바뀌고 있다. 장 위원은 "잘 안 오던 학교 선수들도 많이 보인다"며 "친한 감독들이 많이 있다 보니 협조를 많이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학교나 선수, 부모님들이 좋은 취지로 하는 프로그램이라 협조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어린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상당히 나지만, 오히려 이들과 함께하면서 가까워지고 있다. 장 위원은 "처음에 왔을 때는 어색하고 코치들을 잘 모르고 그러는데, 끝날 때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게 좋더라"고 했다. 또 "젊은 선수들과 하면 내가 젊어진다. 생각도 어린 선수들에게 맞춰주는 게 좋다"고도 얘기했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스트-레벨 캠프 출신 정현우(키움)와 정우주(한화), 김태형(KIA) 등 3명의 선수가 1라운드에 선발되는 등 결과를 내고 있다. 장 위원도 "선수들이 높은 순위에 드래프트되면 저희도 보람을 느낀다. 학교를 돌아다니면 (참가)선수들이 와서 인사하고 그러면 제일 보람있다"며 "선수들과 잠깐 스쳐지나가다 만나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캠프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KBO에서도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여기에 단발성이 아니라 전국을 순회 중인 육성위원들을 코칭스태프로 하면서 연속성도 이어가고 있다. 장 코치는 "캠프 때만 오면 일주일이나 보름 잠깐 보는 거지만, 지금은 1년 내내 볼 수 있으니까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쌓이면 대표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고1 캠프에 이어 10월에 열릴 중학생 캠프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도 다가왔다. 장 코치는 "내일(19일) 끝나면 바로 청주로 넘어가서 중학교 대회를 보면서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지켜볼 생각이다"고 전했다.
장 위원을 비롯한 육성위원들은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한다는 책임감도 막중하다. 그는 "(허구연) 총재님이 처음에 미팅할 때 '당신들이 잘해야 이것도 연속성으로 나간다. 우리나라의 좋은 선수들도 발굴할 수 있으니 열심히 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얘기했다.
장원진 KBO 육성위원(오른쪽)이 선수들의 타격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