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팝의 황제 ‘마이클’, 히트곡 향연 속 춤은 살리고 서사는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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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발 끝만 보고도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맞힐 수 있는 뮤지션이 얼마나 될까. 13일 개봉하는 영화 ‘마이클’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을 다룬 첫 전기영화다. 특히 마이클의 아동 시절인 1966년부터 정규 7집 ‘Bad’를 발매한 1988년까지의 기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기영화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갈등 구조가 매우 단조롭기 때문이다. 영화 속 빌런은 잭슨의 아버지 조셉 잭슨뿐이다. 아들의 재능을 일찌감치 발견한 조셉은 잭슨의 재능을 착취하며 살아가고, 부자 간의 대립은 잭슨이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된다. 잭슨의 홀로서기 과정만을 주로 좇다 보니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물 해석도 평면적인 편이다. 영화 속 잭슨은 예술가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창작과정에서의 고뇌나 노력은 안 보이고, 아버지로부터 핍박받던 피해자로서의 모습만 부각된다. 이와 별개로 “잭슨이 생전에 누렸던 영광만을 강조하면서 한 인간의 면모를 입체감있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잭슨의 인생 후반부를 다룬 후속편도 제작되고 있는데, 1993년 불거진 잭슨의 성 추문 논란을 담았다가 법적 문제 탓에 상당 부분을 덜어 낸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퍼포먼스 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만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에는 ‘Thriller’(1982년), ‘Beat It’(1982년), ‘Billie Jean’(1983년), ‘Bad’(1987년) 등 그의 대표곡 뿐만 아니라 ‘I Want You Back’(1969년), ‘ABC’(1970년) 등 잭슨 파이브의 곡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잭슨과의 재회를 원했던 팬이라면 흥얼거릴 순간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좀비 콘셉트의 ‘Thriller’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묘사한 장면은 시각적으로도 몰입감이 뛰어나다.

잭슨을 연기한 자파 잭슨(30)의 뛰어난 퍼포먼스가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자파는 잭슨의 실제 조카이자 신예 뮤지션이다. 2년 간의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자파는 마른 실루엣의 잭슨을 연기하기 위해 근육까지 줄이는 등 몸에 큰 변화를 줬으며, 발에 피가 날 정도로 연습했다고 한다. 그 노력 덕일까. 자파의 춤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잭슨이 소환된 듯한 느낌을 준다. 손끝, 발끝, 표정 등 디테일함을 잘 살린 데다 무대 위 잭슨의 폭발적인 에너지마저 연기에 녹여냈다.

이 영화는 잭슨 가(家)의 협력 아래 기획됐다. 다만 잭슨의 딸 패리스 잭슨은 지난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는 대본 초안을 읽고 정직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런 전기 영화들의 문제는 거짓이 사실처럼 팔리고, 온갖 미화가 들어가고, 이야기가 통제되고, 많은 부정확함과 노골적인 거짓말이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패리스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시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엇갈린 평가와는 별개로 흥행은 성공적이다. 미국에선 지난달 24일 개봉하고 첫 주말 9720만 달러(약 1432억 원)의 흥행 수입을 거뒀다. 전체 전기 영화 중 북미 오프닝 역대 1위였던 ‘오펜하이머’(8200만 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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