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 발생률, 겨울엔 낮고 여름에 가장 높아
계절 변화 큰 한국서 기후에 따른 발병 위험 뚜렷
27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따르면 김민희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팀은 12년간 36만 건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온다습한 기후와 돌발성 난청 발병 간 상관관계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
김민희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간의 데이터를 이용해 기상 요인이 돌발성 난청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계절 영향을 받지 않는 질환인 서혜부 탈장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비교한 결과, 돌발성 난청 발생률은 겨울에 가장 낮고 여름에 가장 높았다.
특히 기온과 습도는 발병 당일뿐 아니라 1~2일 전의 조건도 주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온도·습도·강수량 등을 종합한 분석에서는 ‘고온·고습·강수’가 동시에 나타나는 날씨 조건에서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돌발성 난청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단순한 더위 보다, 짧은 기간에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급변하는 ‘한국형 여름’ 기후로 분석됐다.
선행연구에서 한국보다 기온이 높지만 기후변동은 완만한 대만이나 그리스에서는 날씨와 돌발성 난청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계절적 변화가 큰 한국에서는 기후에 따른 발병 위험이 명확하게 확인됐다. 김민희 교수는 “대부분의 혈관 질환이 겨울철에 증가하지만, 돌발성 난청은 오히려 여름철에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돌발성 난청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가 달팽이관의 미세혈관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덥고 습한 날씨로 탈수 현상이 발생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혈관 기능 자체에 변화가 생기거나 염증 반응이 유발될 수 있다.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은 뇌에서 나오는 매우 가늘고 섬세한 미세혈관들에 의해서만 혈액을 공급받기 때문에 이러한 혈류 변화에 지극히 민감하다.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한쪽 귀의 청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질환이다. 순음청력검사에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한 경우로 진단한다.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발생하므로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하거나 들리지 않을 때 ▲갑작스러운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될 때 ▲소리가 왜곡되어 들릴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발병 후 2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청력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민희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단순한 국소 귀 질환이 아닌, 전신적인 혈류 및 환경 스트레스와 연관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초기 치료 후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귀 자체의 치료에만 머무르기보다, 몸 전체의 균형을 함께 잡는 통합적인 치료 접근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후두경’(The Laryngoscope) 최신호에 게재됐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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