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투자' 에픽AI, 출시 첫날 1100명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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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한 주식 투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핵심 정보를 요약·전달하고, 투자 전략까지 제시하는 형태로 서비스가 고도화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인플루언서 추천, SNS 정보,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에 의존하던 개인의 투자 습관에도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 ‘AI 활용한 투자’ 급증 추세

'데이터 투자' 에픽AI, 출시 첫날 1100명 가입

21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국내 첫 AI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 구독자가 출시 하루 만에 1100명을 돌파했다. 에픽AI는 대화형 AI 코파일럿(부조종사)을 통해 투자자가 직접 질문을 던지고 맞춤형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AI 모델이 국내 주요 리서치기관 보고서와 상장 기업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의 가격 정보 등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한다. 이 때문에 챗GPT, 제미나이 등 범용 서비스와 비교해 자본시장과 관련한 더욱 깊이 있는 분석을 받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화창에 ‘반도체 업종의 내년 전망을 알려달라’고 입력하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요약 정리해준다. 가장 최근 발간한 메리츠증권의 보고서 표를 읽어와 ‘DDR5 16Gb 제품의 최근 가격 상승 추세’를 설명하고, 유진투자증권이 분석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의 폭발적 수요 전망’ 보고서 등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수치를 찾아와 보여주는 식이다. 같은 질문을 챗GPT에 던지면 인터넷 뉴스를 단순 취합하는 수준의 답변만 내놓는다.

에픽AI는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출신 전문가들이 참여해 코파일럿 외에도 다양한 투자 정보를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투자에 꼭 필요한 리서치 보고서를 조회하거나, 핵심 산업 데이터와 뉴스 등 주식 투자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망라해 AI가 요약해준다.

이런 AI 투자 도구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핀테크 기업 알파센스는 에픽AI처럼 리서치 보고서를 조회하고 AI에 자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 중개업체 인터랙티브브로커스도 AI 핀테크 기업 리플렉시비티와 제휴해 이용자에게 AI 트렌드 분석을 제공한다. 또 다른 증권 중개업체 로빈후드는 개인의 주식 투자 전략 설정을 지원하는 AI 서비스 ‘코텍스’를 시험하고 있다.

◇ “손실 리스크도 관리 가능”

전문가들은 AI 도움을 받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날수록 기존의 매매 습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과거보다 기업의 펀데멘털(기초체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저평가 종목 발굴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23년 여름 고점을 찍은 뒤 급격히 떨어져 수많은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긴 2차전지 업종 투자와 같은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당시 개인투자자는 유튜브, SNS에서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에 기대 2차전지 관련주를 공격적으로 매수했다. 포모 심리까지 더해지며 배터리 기업 금양 주가는 그해 6월 말 5만3100원에서 7월 말 15만9100원으로 한 달 만에 약 200% 뛰었다.

반면 펀더멘털 분석에 능한 기관과 외국인은 이때 대규모로 이 주식을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한때 주당 19만4000원으로 오른 금양 주가는 올해 들어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월부터는 감사의견 ‘거절’로 8개월째 거래 정지 상태다.

정현길 한경에이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개인투자자도 이젠 AI 도구를 활용해 전문가처럼 거래 전략을 짜는 일이 가능해졌다”며 “서비스가 계속 발전하고, 도움을 받는 개인이 늘어날수록 리스크 관리에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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