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투·타 겸업 엄준상 "KBO 전체 1번 제가 할게요... 지우야-현승아 아웃백 내가 살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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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엄준상이 최근 덕수고 야구부 운동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동윤 기자

"(김)지우야, (하)현승아, 아웃백은 내가 살게."

덕수고 투·타 겸업 엄준상(18)이 함께 빅3로 분류되는 친구 김지우(18·서울고), 하현승(18·부산고)에게 재치 있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엄준상은 올해 후반기 열릴 2027 KBO 신인드래프트 빅3 유망주로 꼽힌다. 야구 명문 덕수고에서 1학년 때부터 출전하며 37경기 타율 0.352(105타수 37안타)로 타격 재능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는 왜 자신이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후보인지를 입증한 시즌이었다. 주전 유격수로서 28경기 타율 0.344(96타수 33안타) 2홈런 22타점 28득점 3도루, 18사사구(15볼넷 3몸에 맞는 공) 13삼진, 출루율 0.443 장타율 0.490으로 덕수고의 청룡기 우승을 이끌었다.

한 KBO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에 "엄준상은 타석에서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다. 완벽한 파워 툴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파워가 있으면서 이 정도로 정확도가 높은 선수는 없다. 또 상대 투수에 따라 타이밍을 조절할 줄 안다. 동 나이대보다 높은 수준의 타격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2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18세 이하(U-18) 야구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하현승과 함께 둘뿐인 고교 2학년생이었다. 지난해 '2025 퓨처스 스타대상' 시상식에서 야구 부문 미래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덕수고 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엄준상은 "시즌 중반까지는 타율도 높고 페이스가 정말 좋았다. 그런데 후반기 주말리그 들어가서 그때쯤부터 페이스가 떨어졌다. 마침 투수로 등판하기 시작한 시점이긴 했는데, 솔직히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청소년 대표팀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아쉬웠다. 한두 경기 안 맞는다고 그러면 안 되는데 마음이 급해졌다. 내년에는 이런 사이클을 최소화하고 올해도 뽑히게 된다면 확실하게 내 강점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덕수고 엄준상이 최근 덕수고 야구부 운동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동윤 기자

마운드에서의 모습은 엄준상의 주가를 더욱 높였다. 투수로서 훈련을 많이 하지 않았음에도 11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0.66, 40⅔이닝 6사사구(5볼넷 1몸에 맞는 공) 37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68을 마크했다. 최고 시속은 153㎞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커브가 높게 평가받는다.

KBO 스카우트는 "투수로서 성장 가능성만 보면 현시점에서 가장 좋다. 불펜보다 선발에 더 어울리는 유형이다. 감각이 좋고 완급 조절도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한다면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그립에 변화를 줘서 던질 줄 안다. 커브 RPM(분당 회전수)도 내가 확인했을 때 3000 가까이 나올 정도로 회전력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올해도 엄준상은 야수 9, 투수 1의 비율로 훈련하며 3학년 시즌을 보낼 예정이다. 김대승(18)-박현민(18)-김규민(18) 3학년 우완 트리오에 투구 메커니즘이 좋은 좌완 최희성(17), 성장세가 좋은 우완 사이드암 류호연(18)까지 더욱 든든해진 마운드 덕분이다. 엄준상은 "투수로서 내 장점은 제구다. 구속이 빠르고 경기 운영 능력도 갖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위로 타자를 찍어 누르는 유형은 아니지만, 가운데 보고 던져도 안 맞을 자신이 있다. 또 투수 동기들이 잘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수비에 재미를 붙인 점이 컸다. 덕수고는 지난 8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휘문고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소년 야구 클리닉' 행사에 참여했다. 거기서 엄준상은 1억 8200만 달러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31)에게 직접 조언을 구하며 수비 훈련을 받기도 했다.

엄준상은 "수비를 좋아하는 편이다. 수비 위주 훈련을 해도 재미있어서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수비 범위가 엄청 넓진 않지만, 첫발 스타트에 자신이 있다. 또 순발력이나 타구 판단에 조금 더 자신이 있어서 도전적으로 수비 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격수로서 롤모델은 강정호 선배님이다. 최근 트라이아웃 도전하신다고 올린 영상이나 과거 수비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강정호 선배님처럼 홈런 많이 치는 유격수가 되고 싶어, 프로에서도 꼭 유격수를 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부산고 하현승, 덕수고 엄준상, 서울고 김지우. /사진=김동윤 기자

엄준상, 하현승, 김지우의 거취는 올해 KBO 구단 모두의 초미의 관심사다. 세 사람 모두 1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았고, 현재진행형이다. 2026년 1월 현시점 솔직한 심정을 물었다. 엄준상은 "아예 메이저리그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시즌 다 끝나고 생각해도 되니까 올 시즌 중반까진 최대한 경기에만 집중하려 한다. 일단 올해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고 거취를 생각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언론들의 빅3 언급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았다. 엄준상은 "다들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라 라이벌 의식은 없다. 특히 (김)지우랑은 같은 서울권이라 중학교 때부터 친해서 앞 경기가 있으면 보러 가곤 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다른 두 친구보다 이거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엄준상은 "어릴 때부터 유격수 수비 하나는 항상 자신 있었다. 또 투수로는 제구가 안정적이다. 사실 콘택트에도 자신 있었는데 올해 삼진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래서 올해는 타율 4할에 홈런 5개 이상 치는 것이 목표다. 투수로서는 딱히 없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선의의 경쟁자이자 절친인 하현승과 김지우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엄준상과 하현승은 지난해 대표팀에서 같은 방을 썼는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직접 김지우와 화상 통화를 했다.

엄준상은 "두 사람 다 야구 열심히 하니까 올해 1년도 지금처럼 즐겼으면 한다. 또 셋이서 만약 KBO 신인 지명 1순위가 되는 사람이 우리 중에 나올 경우 아웃백을 사기로 했는데, 아웃백은 내가 산다고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 (김)지우한테 파이팅을 해줬는데, (김)지우가 갑자기 '내가 1번 하겠다'라고 하더라. 하지만 이젠 아니다. 그냥 내가 1번을 해보겠다"고 유쾌한 선전포고를 날렸다.


덕수고 엄준상이 최근 덕수고 야구부 운동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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