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더보이즈 케빈이 키움 히어로즈에 시구를 와서 타 팀을 응원한 사실이 알려져 무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더보이즈 또 다른 멤버 선우가 인성 논란이 불거진 시점이라 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케빈은 지난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 멤버 에릭과 함께 시구와 시타에 나섰다. 특히 에릭은 구속 100km/h가 넘는 속도로 공을 던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제는 이후 불거졌다. 이날 더보이즈 팬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케빈이 (휴대전화) 메모장에 '기아 타이거즈 고향인 광주에서 애국가 부르는 날이 오길'이라고 써서 보여줬다"는 글과 함께 이날 경기장에서 마주친 케빈의 사진을 게재했다. 작성자는 "'잘 안 보인다'하니 글씨를 더 크게 해서 한 번 더 보여줬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무매너"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키움은 KT에 11대1로 대패했다.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 홈팀 유니폼을 입은 채 타 팀을 응원하는 마음을 표출하는 것을 두고 "스포츠 매너를 모른다"는 손가락질이 쏟아졌다.
특히 시구와 시타는 홈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행사다. 이날 시구, 시타에 함께 나선 에릭은 "히어로즈를 사랑하는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에릭은 "멤버 케빈 형과 함께해서 더 영광"이라며 "공을 잘 던져보겠다"고 인사하자 케빈은 엄지를 치켜올리며 '최고' 포즈를 짓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자기 팬들에게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타 구단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인 건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야구팬들은 "다른 구단 팬일 수 있고, 시구, 시타로 본인들 홍보하러 왔으면 타 구단 팬인 티는 내지 말아야 하는 거 모르냐", "다신 고척에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비난도 나왔다.
문제는 더보이즈 멤버의 경솔한 언행으로 불거진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선우는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한 무선 이어폰을 경호원이 대신 주워주는 영상으로 인성 논란에 휩싸였다.
영상 속 선우가 제자리에 서서 한 손으로 이어폰을 건네받는 모습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반응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악의적 비난'이라는 의견이 오갔다.
이 와중에 선우의 아이돌 선배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나나가 해당 영상을 보고 "혼나야겠네"라며 "짧은 영상만을 보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그의 행동은 아주 예의가 없어 보였다"는 글을 남겨 논란이 가중됐다.
더보이즈 팬덤을 중심으로 나나에게 악성 댓글과 사과를 요구하며 논란은 더 커졌고, 나나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면서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나나는 팬 소통 플랫폼에서 "떨어진 에어팟을 보면서 '내 에어팟'이라고 모두에게 들리도록 크게 얘기했지. 몇 발자국 되지 않는 곳에 시선을 두고 그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어"라며 "누구 보고 주워 오라는 거지? 못 움직이는 상황인가? 어쩌면 나이 차이도 많이 날 수 있는 사람에게 경호원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손과 발이 다 되어줘야 하는 것인가?"라고 문제 행동을 꼬집었다.
결국 소속사 원헌드레는 13일 자정 무렵 "우선 당사의 아티스트 인성 관련 이슈에 대한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입장문을 냈고, 14일 재차 "영상 속 선우의 모습이 인성 논란 이슈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당사도 깊이 인식하고 있고, 선우 역시 당사와 소통 끝에 차분히 반성하고 있던 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속사의 해명에도 선우는 팬 소통 플랫폼에 "그 몇 초 영상으로 선 넘는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내 할 말 했다고 욕을 이렇게나 먹는다는 게, 사람들 참 무섭다"며 "정도껏 해야지 입 다물고 넘어가든지 하지. 말을 안 하면 곪아 썩을 것 같아서 얘기하겠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정말 뒤에서도 절대 안 그러는데 앞에 팬분들 다 계시는데 미쳤다고 경호원님보고 에어팟 주워 오라고 소리를 치겠냐고. 나 너무 얼탱이가 없다"며 "사랑해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이 감정들을 쉽게 생각한 채로 본인의 말들이 다 정당하고 맞는 말이고 정의롭다고 생각하면서 더비한테 무식한 말들로 상처 주는 게 넘 어이없다. 에잇. 퉤. 이제 진짜 언급 안 해. 끝. 잘 지내보쟈"라는 글을 게재해 "소속사의 말대로 반성하는 게 맞냐"는 비판이 거세졌다.
결국 선우는 14일 자신의 SNS에 "어떻게 하면 제 솔직한 생각과 심정이 제대로 묻어나올까, 혹여나 스스로 진심이 아닌데 글을 적고 있지는 않나, 고민하고 생각하다가 글이 많이 늦어졌다"며 "제 언행과 불찰에 대해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또 되돌아보고 있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일부 팬덤을 중심으로 나나에 대한 항의는 이어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