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부터 해방 이후… 지도가 품은 한반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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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관 지도 기획전
‘대한지지’ 초판본 등 120점 선봬
한국 문학작품 속 배경 살펴보고
근대 문인들 기행문 초판본 전시

인천 제물포구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 1층에서 관람객들이 조선시대 김정호가 제작한 여러 장의 대동여지도를 축소해 1장으로 만든 대동여지전도(大東輿地全圖)를 살펴보고 있다. 근대문학관 제공

인천 제물포구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 1층에서 관람객들이 조선시대 김정호가 제작한 여러 장의 대동여지도를 축소해 1장으로 만든 대동여지전도(大東輿地全圖)를 살펴보고 있다. 근대문학관 제공
지도(地圖)는 지구 표면의 일부나 전체를 약속된 기호와 문자 등을 사용해 일정한 비율로 줄여 평면에 나타낸 기록물이다. 공간의 정보를 측량과 조사를 통해 축척과 약속에 따라 목적에 맞게 기록한 지도가 갖는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회가 인천에서 열려 관심을 끈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이 15일부터 ‘지도를 따라 걷는 문장, 기호와 풍경 사이’를 주제로 기획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문학관의 세 번째 소장 자료전으로 전시는 크게 두 공간으로 구성되며 지도와 기행문, 문학작품 등 120여 점을 보여준다. ‘지도는 공간을 기록하고, 문학은 그 공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아낸다’는 메시지를 관람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1층은 ‘한반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테마로 대한제국 시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제작된 지도와 관광안내서, 지지(地誌) 등을 통해 과거에 국토를 어떻게 조사하고 이해했는지 살펴본다. 지지는 특정 지역의 인문지리적 현상을 일정한 항목과 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서술해 그 지역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든 서적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한제국이 1899년 간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지리 교과서로 불리는 ‘대한지지’ 초판본을 볼 수 있다. 장지연의 ‘대한신지지’(1907년) 초판본과 조선 8도를 그린 지도를 선보인다. 특히 대한신지지에 수록된 ‘대한전도’에는 중국 지린성 동남부와 압록강, 두만강 너머에 있는 간도 지역이 함경북도에 포함돼 있어 대한제국의 영토 인식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지도에는 철도와 항로, 도로망, 특산물, 도시계획 등이 담겨 있어 당시 사회와 공간의 변화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2층은 ‘지도 위로 보는 근대문학’이 테마다. 한반도 각 지역을 배경으로 창작한 시와 소설을 실제 지도와 함께 소개한다. 이광수의 ‘금강산유기’와 ‘반도강산’, 최남선의 ‘심춘순례’, ‘백두산근참기’ 등과 같은 근대 기행문 초판본도 함께 전시된다. 근대 문인들이 금강산과 백두산, 지리산 등 전국의 명산과 지역을 답사하며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역사와 민속, 민족의 삶을 기록한 문학 작품을 볼 수 있다. 지도가 담아내지 못하는 또 다른 공간의 기억을 문학작품이 전해준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밖에 ‘조선명승기’와 ‘조선여행안내기’, ‘대한민국전도’ 등과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지도와 지리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가보고 싶은 장소를 남기고 지역별 문학 작품의 구절을 가져갈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김락기 한국근대문학관장은 “이번 전시회는 지도와 문학이 그려 낸 근대의 풍경을 조명하는 자리”라며 “희귀한 근대 자료를 만나보고, 현대를 살아가는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없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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