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향해 “정치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 총재가 최근 국내 은행 수장들을 만나 가계부채 관리를 당부한 점을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며 비판한 것이다.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최고위원은 “한은 총재가 국내 은행권 수장과 가계대출 관리와 실물 경제 지원를 떠들썩하게 논의해 보도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 총재가 할 얘기가 있으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든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조용히 자기 의사를 전달하면 될 일”이라며 “이렇게 ‘언론 플레이’할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18곳의 은행장을 만나 “가계대출 관련 리스크가 재확대되지 않도록 은행권 관리가 중요하다”며 안정적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정권이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제부총리 등 경제수장이 공석”이라며 “대통령실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굉장히 어려운데 이런 상황에서 정치를 하고 계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이 총재는 예전부터 오지랖으로 유명했다”며 “교육 입시 관련 보고서를 낸 적도 있고, 올해 1월에는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 재판관 임명에 대해 ‘불가피한 결정으로 본다’는 논평까지 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정권 교체기, 대외 변수와 정세가 불안정해서 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때는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며 “자숙하고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