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회주의자라며 자기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대체 복무를 시켜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남성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나단씨가 병무청 대체역 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대체역 편입신청 기각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단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
나씨는 2020년 자신을 사회주의자로 칭하면서 “자본가 이익만을 대변하는 국가 폭력기구인 군대에 입영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대체역으로 복무하고자 한다”며 대체역 편입 신청을 했다.
그러나 대체역 심사위가 이듬해 이를 기각하자 나씨는 소송에 나섰다. 2009년 신체검사 2급 판정을 받은 그는 대학교 재학, 대학원 진학, 자격시험 응시 등 사유로 2020년까지 수차례 징집을 연기했다.
나씨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 등에서 시민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공권력을 보고 병역 거부라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2014년 이후부터는 사회주의 관련 세미나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과 2심은 나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체역 신청 거부가 정당하다고 봤다.
1심은 나씨가 주장하는 양심과 신념이 확고하거나 진실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국가의 폭력에 가담할 수 없다는 나씨의 신념이 진실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전쟁과 살인을 반대하는 신념이 사회주의 신념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나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대체역 편입 심사의 기준과 양심의 존재 및 가변성 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