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브랜드에 명품 감성을”…패션계 매스티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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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는 지난달 22일 덴마크 디자이너 브랜드 ‘세실리에 반센’과의 협업 컬렉션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유니클로는 지난달 22일 덴마크 디자이너 브랜드 ‘세실리에 반센’과의 협업 컬렉션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대중 브랜드에 럭셔리 제품의 감성을 입히는 ‘매스티지’(대중과 명품의 합성어)가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자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협업 제품을 통해 미래의 소비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3일 유니클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덴마크 디자이너 브랜드 ‘세실리에 반센’과의 협업 컬렉션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세실리에 반센은 가장 저렴한 원피스 제품이 5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고가 브랜드다. 퍼프 소매와 셔링, 티어드(층별) 구조, 정교한 자수 등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로 꼽히는 유니클로와 세실리에 반센의 협업 제품 가격은 약 5만 원대로 책정됐다. 단순히 로고만 빌린 게 아닌 세실리아 반센 브랜드 특유의 디테일까지 모두 반영해 주목받았다. 판매 시작 당일 오전에 셔링 원피스와 티셔츠 등이 품절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유니클로는 앞서 영국 출신 유명 디자이너 JW앤더슨, 프랑스 브랜드 르메르와 협업한 유니클로 U라인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매스티지’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스페인 의류 브랜드인 자라도 크리스찬디올 등을 거친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자라는 2년간 갈리아노를 통해 기존 제품을 재해석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도 2023년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파코라반과 협업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스위스 중저가 시계 브랜드 스와치는 지난달 16일 전 세계 매장에 개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시계 브랜드 ‘오데마피게’와 협업한 ‘로얄팝’을 선보였다.

스위스 중저가 시계 브랜드 스와치는 지난달 16일 전 세계 매장에 개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시계 브랜드 ‘오데마피게’와 협업한 ‘로얄팝’을 선보였다.
스위스 중저가 시계 브랜드 스와치는 지난달 16일 전 세계 매장에 개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시계 브랜드 ‘오데마피게’와 협업한 ‘로얄팝’을 선보였다. 이 제품이 개당 57만 원(한국 가격 기준)에 판매된다는 소식에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홍콩은 물론 한국에서도 오픈런 현상이 발생했다.

이처럼 패션 업계가 최근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것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덮친 고물가가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가 지난해 영국 패션 매체 비즈니스오브패션(BoF)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명품 업계는 고물가 등으로 매출 둔화와 심각한 시장 침체를 겪고 있어, 새로운 소비자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특히 패션 소비자들이 합리적 가격으로도 럭셔리 제품의 품질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짚었다. 이에 패션 브랜드들은 과거 인기 캐릭터 등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한 컬래버에서 벗어나 패션·시계·럭셔리 브랜드 간 헤리티지와 가치를 공유하며 유사한 취향과 소비 성향을 지닌 고객층을 함께 공략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같은 업계 내에서의 컬래버를 통해 각 브랜드의 가치를 공유하며 창작성 확대를 통해 고객층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는 기존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고, 럭셔리 브랜드는 젊은 고객층에게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하며 미래 충성 고객을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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