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고는 고교 2학년 ‘왼손 에이스’ 한규민 카드를 강릉고와 맞붙은 14일 준결승전에 써버리며 생긴 마운드 공백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대전고는 이번 대회 1, 2회전 때 성남고와 원주고에 각각 4점을 내준 게 최다 실점이었을 정도로 단단한 ‘방패’를 자랑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 투수 황지형이 3분의 2이닝 3실점, 두 번째 투수 윤상현이 1이닝 3실점, 안태건이 2와 3분의 2이닝 5실점하며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지 못했다.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6전 전승을 내달린 대전고가 2점 이상 점수 차로 진 첫 경기다.
김의수 대전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오히려 박수를 보냈다. 더그아웃으로 선수단을 불러 모은 김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줘서 고맙다. 우리 오늘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자”고 했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말에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그리고 김 감독은 이날 미리 준비해 둔 꽃다발 7개를 3학년 야수들에게 나눠주며 “매 경기 뛰느라 고생했다”고 위로를 건넸다. 원래는 우승한 뒤 개인상을 받을 선수들에게 주려 했던 꽃다발을 생애 마지막 황금사자기를 마친 3학년 선수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우주로는 황금사자기 6경기에서 타율 0.458(24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이날도 톱타자로 나서 1회초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첫 득점을 안겼다.
비록 이날 경기는 졌지만 우주로에겐 잊지 못할 추억 하나가 더 늘었다. 우주로는 이날 경기 시작 20분 전 더그아웃에서 홀로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었다. 우주로는 “승패를 떠나서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내가 한 기도에 대한 응답은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1945년 창단한 대전고 야구부가 황금사자기 결승에 오른 건 올해가 처음이다. 대전고는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중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만 없다. 올해 우승으로 ‘그랜드슬램’ 마지막 단추를 채우려던 대전고의 도전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김 감독은 “1, 2학년 선수 구성이 좋다. 내년 황금사자기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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