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대전고 돌풍 잠재우다…결승전 승률 100% 이어가며 10-4 승리, 통산 4번째 우승[황금사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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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전고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충암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뛰어 나와 물을 뿌리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투수전에서도, 타격전에서도, 수비전에서도, 응원전에서도 완승이었다.
충암고가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던 대전고의 돌풍을 막아서고 통산 네 번째 황금사자기를 펄럭였다. 충암고는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전고를 장단 11안타로 두들기고 10-4 승리를 거뒀다.
충암고 야구부가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전고에 10-4 승리를 거둔 뒤 이어 열린 시상식에서 이영복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황금사자기 결승에 오르기만 하면 모두 우승했던 충암고는 이날도 황금사자기 결승전 승률 100% 기록을 이어갔다. 대전고 역시 이전까지는 고교야구 메이저대회 결승에 4번 올라 모두 우승하며 결승전 승률 100%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4대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중 유일하게 우승이 없었던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패하며 메이저 결승전 무패 기록도 무너지게 됐다.
우승 확정 순간 더그아웃을 뛰어나오며 기뻐하는 충암고 선수단.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날 대전고는 1회초부터 중전안타로 출루한 톱타자 우주로가 희생번트와 폭투로 3루까지 안착한 뒤 3번 타자 오라온의 유격수 땅볼로 점수를 먼저 따냈다. 하지만 충암고는 1회말 2사 후 3, 4번 배정호, 신지호의 연속 안타로 곧바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5번 타자 오유찬의 볼넷으로 2사 주자 1, 2루 기회를 이어간 충암고는 상대 선발 투수 황지형의 폭투 때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한 뒤 6번 타자 장근우의 싹쓸이 안타가 터지며 3-1로 역전했다.
리드를 되찾은 충암고는 2회말 장민제의 우전안타로 만든 1사 주자 1, 3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 윤상현의 보크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충암고는 3번 타자 배정호의 몸 맞는 공으로 2사 주자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대전고는 안태건이 구원 등판했으나 충암고 4번 타자 신지호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허용, 1-5까지 끌려갔다.
4회초에는 충암고의 탄탄한 수비가 빛났다. 충암고 3루수 배정호는 대전고 2번 타자 박준서의 강한 땅볼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낸 뒤 재빨리 돌아 1루에 송구하며 선두타자를 잡아냈다. 대전고는 3번 타자 오라온이 안타, 4번 타자 이강석이 1루수 실책으로 1사 주자 1, 2루 기회를 이어갔으나 5번 김용욱의 뜬공을 잡은 중견수 장민제가 2루 주자 오라온까지 잡아내는 병살로 이닝을 끝내버렸다.
결승전에서 105구 역투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충암고 서원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충암고는 4회 2점, 5회 3점을 더 내며 5회까지 10-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충암고는 8강전에서 105구 역투한 에이스 김지율이 준결승부터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1회 2사부터 9회초 1사까지 서원준이 1일 한계투구수인 105구를 던지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대회 최우수선수(MVP) 역시 서원준에게 돌아갔다.서원준은 “제가 에이스 (김)지율이의 빈 자리가 크다고 느꼈는데 제가 그 공백을 메우고 우승 주역이 된 거 같아서 뿌듯하다. 어젯밤 결승전 마운드에 올라서 승리 투수가 되는 꿈을 꿨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지만 정말 기쁘다”먀 웃었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경기 전날인) 스승의 날에 제자들한테 ‘꼭 우승해서 학교를 빛내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오늘 방심만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중요할 때 4번 타자 신지호가 첫 타점을 내주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우리가 2009, 2011년 황금사자기 우승했을 때 2010년 우승을 못 해 3연패를 놓친 게 아직도 아쉽다. 결승전에 올라가기만 하면 우승하는 기록을 이거가서 기쁘고 내년에도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16일 황금사자기 결승전 이후 대전고 김의수 감독(오른쪽)이 감독상을 받은 충암고 이영복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날 이 감독은 감독상 시상식 때 적장이자 동갑내기인 김의수 대전고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김 감독은 “오늘 좋은 승부를 펼쳐준 동기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날 7개 꽃다발을 미리 준비해뒀다. 원래는 우승한 뒤 개인상을 받을 선수들에게 주려 했던 꽃다발이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 꽃다발을 3학년 야수들에게 나눠주며 “매 경기 뛰느라 고생했다”는 말을 건넸다. 그랜드슬램 달성을 미루게 된 김의수 대전고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리 오늘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자”고 전했다. 대전고를 무너뜨린 적장에게 꽃다발은 건넸지만 김 감독 역시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1, 2학년 선수 구성이 좋다. 내년 황금사자기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