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법상 상한을 초과해 지급한 대부중개수수료는 회사의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는 KB금융지주와 KB캐피탈이 관할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은 KB캐피탈이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하면서 대부중개업자에게 지급한 중개수수료에서 비롯됐다. 금융당국은 KB캐피탈이 재고금융수수료와 추가 판촉비 등의 명목으로 법정 상한을 초과한 중개수수료를 우회 지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종합감사에서 해당 수수료 체계가 구 대부업법상 중개수수료 상한제를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을 요구했다. 과세당국도 이를 근거로 2017~2018 사업연도에 지급된 초과 수수료를 손금에서 제외(손금불산입)하고 약 36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손금불산입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했더라도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과세소득이 늘어나 법인세 부담도 커진다.
KB캐피탈은 해당 수수료가 사업 수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한 비용인 만큼 손금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2심은 물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대부업자나 여신금융기관이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제를 위반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는 행위는 금융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 대부업법의 입법 목적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중개수수료는 사회질서에 위반해 지출된 비용에 해당한다"며 "구 법인세법이 규정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비용'이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비용'으로 볼 수 없어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중개수수료는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고금리 대출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만큼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을 위반해 지급한 금액에 대해 단순한 법령 위반을 넘어 사회질서에 반하는 지출로 평가해 손금 산입을 부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회사의 수수료 지급 관행과 세무 처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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