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함수호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서 6회말 홈런을 쳐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대구|뉴시스
삼성 라이온즈 신인 외야수 함수호(19)는 대구상원고 시절부터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다.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선 외야수 최대어로 평가받았고, 4라운드(전체 33순위)에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외야수 중 박재현(KIA 타이거즈·3라운드 25순위)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순번이었다.
함수호의 강점은 빠른 타구스피드와 배트스피드다. KT 위즈 강백호(26)를 롤 모델로 꼽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들어간 리틀야구단에서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는 프로 무대에서 진정한 거포가 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는 “(강백호는) 장타력과 빠른 타구스피드가 인상적이다. 본받고 싶다”면서도 “강한 직구에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함수호의 자신감은 진짜였다. 마무리캠프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덕분에 캠프를 완주할 수 있었다. 8, 9일 시범경기 대구 SSG 랜더스전에도 모두 출전해 3타석을 소화했다.
하이라이트는 10일 대구 두산과 시범경기였다. 생일을 맞이한 함수호는 2024시즌 다승왕 곽빈을 상대로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때려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시속 150㎞대 강속구를 지닌 KBO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인 곽빈은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15승9패, ERA 4.24의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함수호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팀이 4-3으로 앞선 6회말, 함수호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생일 축하곡을 불러준 3800여명의 홈팬들의 정성에 곧바로 화답했다. 볼카운트 2B, 1S에서 곽빈의 4구째 시속 145㎞ 직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비거리 110m)으로 연결했다.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걸친 공을 지체없이 풀스윙으로 걷어올렸는데 강한 손목 힘으로 담장을 넘겼다. 비록 정규시즌은 아니었지만 시범경기 4번째 타석만에 프로 첫 홈런을 때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함수호는 경기 후 “(이진영) 타격코치의 조언대로 직구 타이밍을 잡고 타석에 나갔다. 약간 배트가 늦은 듯했지만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타석에 들어설 때 팬들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그 기운으로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미소를 보였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