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 건설’ 여정 시작… 뒷면까지 날아가고 ‘광통신’ 교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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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54년만에 달 향해 날다]
美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성공
그리스 신화속 ‘달의 신’에서 이름 따
‘달 방문 시대’ 위한 생존 시스템 검증… 화성 자원 채굴 가능성까지 타진
4인의 우주인… 첫 여성-첫 유색인종
발사 5분후 “아름다운 달 떠오른다”
‘아폴로 17호’엔 없던 화장실도 생겨… 10일간 비행후 달 중력 이용해 지구로

인류가 반세기 만에 다시 달로 떠났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사람을 태운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 달로 향한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일 오후 6시 35분(현지 시간·한국 시간 2일 오전 7시 35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2호’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로켓에 실린 유인 우주선 ‘오리온’에는 4명의 우주인이 탑승했다. 발사 5분 후 사령관인 리드 와이즈먼은 “아름다운 달이 떠오르고 있고, 우리는 그곳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에 착륙하진 않지만 향후 인류가 지속적으로 달을 방문할 수 있는 궤도를 여는 임무를 맡았다. 10일간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달의 뒷면을 비행해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의 딸인 달의 신에서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달에 인간이 상주할 수 있는 기지를 만들고 더 나아가 화성 자원 채굴 가능성을 엿보는 것이다. 과거 냉전 시대 달 탐사가 일회성 이벤트였다면 이제 ‘우주살이’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한 탐사인 셈이다. 2호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면 2028년경 4호가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그 후부터는 매년 한 차례 이상 달 착륙을 추진하는 게 NASA의 목표다.

● 들르는 곳에서 거주 공간으로, 달 탐사 변화

아르테미스 2호의 핵심 임무는 달 착륙에 앞서 유인 우주선의 심우주 궤도와 생존 유지 시스템을 최종 검증하는 것이다. 우주인들은 미니밴 두 대 정도 크기에서 생활하며, 심우주 환경에 맞게 제작된 브로콜리 그라탱 등을 먹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방사선 노출 정도를 측정한다. 수동으로 조종하는 ‘근접 운용’ 시험도 진행한다. 향후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서 달 착륙선과 도킹할 때 필요한 수동 조종 능력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는 달 뒷면을 돌아 스치듯 선회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자유 귀환 궤도’ 비행의 안정성 검증이다. 자유 귀환 궤도는 추가적인 추진력 없이도 달의 중력을 이용해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 궤도다. 중간에 추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무사히 우주인이 귀환할 수 있다. 탐사 도중 산소 탱크 폭발로 우주비행사 모두가 사망할 뻔했던 아폴로 13호가 무사히 지구까지 귀환하도록 ‘생명줄’ 역할을 했던 궤도이기도 하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공공팀 팀장은 “아르테미스 2호는 단계적으로 위험을 줄이며 장기적 탐사 기반을 구축하는 ‘지속가능성 중심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 50여 년 전엔 없었던 ‘화장실·태양광·광통신’

이번 탐사에 참여한 우주인 4인의 면면도 눈에 띈다. 달로 향하는 여정에 합류한 최초의 유색 인종(빅터 글로버), 최초의 여성(크리스티나 코크), 최초의 비미국인(제러미 핸슨·캐나다인)이기도 하다. 보편적 인류가 달로 향한다는 상징성을 띤다. 50여 년 전 아폴로 우주선에 없던 변화도 생겼다. 우선 우주인들의 가장 큰 환영을 받은 것은 화장실이다. 과거 아폴로 우주선은 가림막도 없이 배변 봉투를 이용해 볼일을 봐야 했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화장실을 설치할 경우 진공청소기처럼 배설물을 흡입해야 하는데, 압력 변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과거에는 만들지 못했던 것.

‘태양광 패널’도 눈에 띈다. 총 4개의 태양광 패널은 각각 길이가 19m에 달하며, 각 날개에는 햇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태양 전지 1만5000개가 탑재돼 있다. 패널들은 두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전력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움직인다. 총 전력 생산량은 최대 11.2kW(킬로와트)로 일반 가정집 두 채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양이다.

광통신 덕분에 생생한 달의 영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광통신 ‘O2O 시스템’을 통해 지구로 4K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무선 주파수를 활용했던 아폴로와 비교하자면, ‘라디오’를 듣던 인류가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게 되는 셈이다. 달 뒤편에서 지구가 마치 ‘해돋이’처럼 떠오르는 ‘지구돋이’ 영상도 고화질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일 차에는 지구로부터 약 40만6800km 떨어진 달 뒷면 너머에 도달한다. 역사상 가장 멀리 갔던 아폴로(40만171km)보다 더 먼 지점으로 가 지금껏 인류가 보지 못했던 달 뒷면을 생생히 관찰하게 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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