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 거장이 생의 끝까지 붙들었던 '백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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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단색화 거장이 생의 끝까지 붙들었던 '백색' 박서보미술관 연희동에 개관말년의 백색 '묘법' 3점 공개8m 높이 '큐브' 공간에 나란히자연서 찾아낸 한국의 색 담아첫 전시, 佛작가 도딘과 2인전 18일 서울 서대문구 박서보미술관에서 관계자가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박서보미술관은 오는 21일 정식 개관한다. 연합뉴스 "이미 다 알아들었다." 2023년 여름, 단색화 거장 박서보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서울 연희동에 베트남 출신의 프랑스 여성 화가 흐엉 도딘(81)이 찾아왔다. 한국어에서 영어로, 다시 프랑스어로 이어지는 통역 과정은 지난했다. 자연과 예술에 관한 박 화백의 열정적인 설명에 통역을 맡은 도딘의 아들이 입을 떼려 하자, 도딘은 아들의 입을 살며시 가로막으며 이렇게 말했다. 통역을 거치지 않아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닮았던 두 작가가 영혼으로 교감한 순간이었다. 이 대화가 오갔던 공간 바로 옆에 박서보미술관이 오는 21일 문을 연다. 미술관의 출발을 알리는 개관전은 두 작가의 인연을 잇는 '박서보와 흐엉 도딘: 비움 그 충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서보의 회화 25점과 흐엉 도딘의 회화 17점 등 총 42점을 선보인다. 출신과 문화는 달랐지만 두 작가는 반복과 축적, 절제를 거쳐 화면의 불필요한 요소를 비워내며 단순한 형식 속에 깊이를 담았다. 박서보가 물에 불린 한지 위에 선을 긋고 밀어내는 '묘법' 연작으로 물질적 행위와 시간의 흔적을 담았다면, 흐엉 도딘은 광물 안료를 얇은 종이와 캔버스 위에 수십 차례 겹쳐 올리며 색의 층위 속에서 은은한 빛을 퍼뜨린다. 전시가 시작되는 지하 공간에서는 두 작가가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본격화했던 1990년대 작업이 소개된다. 다른 방식으로 그렸지만, 비슷한 정서를 보이는 두 작가의 작품이 서로를 응시하듯 배치됐다. 2층에서는 박서보의 검정색 '묘법' 연작부터 생생한 색깔로 채색된 '묘법'을 선보인다. 박서보는 아궁이의 그을음을 투영한 검은색을 주로 사용했다. 검정색에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투영한 그는 이를 '아궁이색'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단풍과 옥, 하늘 등 자연의 색을 작품으로 끌어들였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은은한 자연광이 들어오는 3층 '큐브' 공간이다. 8m 높이의 정사각형 공간으로 반투명 유리로 제작됐다. 이곳에는 박서보가 미술관이 건립되면 걸기 위해 따로 그려둔 말년의 백색 '묘법'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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