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李, 조만간 양대노총과 정책 토론…민노총, 노사정 대화 복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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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양대 노총 관계자와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이 대통령,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양대 노총 관계자와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이 대통령,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범준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재명 대통령과 다음달 15일 이후로 ‘노동 정책 토론회’를 추진한다. 토론회가 성사되면 사상 처음으로 양대 노총 지도부가 대통령과 ‘공개 토론’을 하는 것이다. 특히 1999년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탈퇴한 민주노총이 27년 만에 사회적 대화에 나서는 것이어서 노사정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참여 검토”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등은 청와대에 이달 말 노동 정책을 논의하는 토론회 일정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양대 노총과의 토론회를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그 어떤 형식의 자리에서도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6월 말로 토론 일정을 제안했고, 청와대는 다음달 15일 총파업 이후로 일정을 재조율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산별 대표자회의를 열어 양대 노총-대통령 노동 정책 토론회 추진, 노사정 사회적 대화 참여 관련 검토, 7·15 총파업 준비 등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민주노총이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그동안 거리를 둔 사회적 대화에 대한 입장 변화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민주노총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복귀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민주노총은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양 위원장은 “바뀐 것은 없다”며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다만 최근 내부에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대화 채널을 닫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 재편, 노동시장 구조 변화 등 굵직한 정책 현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대정부 투쟁만으로 민주노총 입장을 관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경사노위 복귀와는 별개로 대통령 주도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경영계와 노동계를 각각 만나 토론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초과이익 사회적 공유, 주요 안건 되나

노동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 성과급 파업 위기 사태를 겪으며 쟁점으로 떠오른 ‘초과이익 사회적 공유’가 토론회의 주요 안건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등 공동교섭단이 삼성전자 초과이익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진 논란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양대 노총이 토론회 안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협의한 것은 아직 없지만 초과이익 공유 문제를 논의할 때가 됐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초과이익 사회적 공유는 기업이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초과수익을 거뒀을 때 그 성과를 노동자와 사회 전체에 나누자는 개념이다. 양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개발 혜택이 소수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며 “대기업 정규직뿐 아니라 하청 노동자와 사회 전반으로 분배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대기업 정규직 노조 중심의 한국노총이 초과이익 논의를 주도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노총이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놓을 가능성도 크다. 또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놓은 법정 정년 연장과 주 4.5일 근무제 도입에 앞서 노동계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계는 AI가 창출한 초과이익을 노동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용희/김형규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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