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화에어로, 사업 키우면서 안전 투자는 절반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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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방산 본격 운영 규모 커져… 안전-보건 투자 72억→35억 반토막
영업익 0.2% 불과… 계획은 “76억”
“원가절감탓에 안전 외면” 내부 지적
경찰, 부상자-휴무자 참고인 조사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이 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대화한 뒤 나서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이 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대화한 뒤 나서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폭발사고로 사상자 7명을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그룹 내 방산부문을 흡수하며 규모를 키웠음에도 안전·보건 투자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K방산’ 대표주자로 덩치를 키웠지만 막상 안전에 대한 투자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4년 배기시설 신규 설치, 작업 환경 개선 등 안전·보건 분야에 35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2024년 영업이익 1조7247억 원 대비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2023년 안전·보건 투자 금액인 72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데다 당초 계획에도 크게 못 미쳤다. 회사 측은 2023년 보고서에 “2024년에는 76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기재했었다. 게다가 안전·보건 투자가 대폭 줄어든 2024년은 이번 폭발사고가 발생한 대전사업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산하에서 처음으로 1년 내내 운영된 해다. 한화그룹은 2023년 4월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한화 방산부문 소속이었던 대전사업장과 보은사업장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산하로 편입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장 규모가 더 커졌음에도 오히려 투자를 줄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폭발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대전사업장은 앞서 2018년과 2019년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8명이 숨진 바 있는 고위험 사업장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사고가 난 세척공실은 설치 의무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내부에는 대형 소화기 1대만 비치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엔 안전·보건 투자 예산을 68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실제 집행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예산을 계획대로 집행했다고 해도 2023년 투자 금액인 72억 원보다 적은 데다 2025년 3조345억 원의 영업이익에 견주면 0.22% 수준에 그친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회사의 전반적인 ‘원가 절감’ 기조가 안전 투자 축소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산하 계열사들은 2023년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TOP(Total Operational Performance)’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블라인드 등 직장인 소셜미디어에서는 “노후 설비 및 안전장치 등의 투자도 TOP 명목으로 반려됐다”, “보호장비 예산도 축소됐다”는 등의 지적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TOP 조직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안전 투자 금액과 집행 내역 등에 대해서는 확인 중으로 지난해에는 많이 늘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인 대전경찰청은 이틀째 현장 감식을 이어갔다.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10여 명이 폭발 사고가 난 56동을 중심으로 불이 시작한 곳을 살펴보고 있다. 폭발 당시 화력이 상당했던 만큼 정확한 감식 결과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사고 당시 목 부분에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귀가했던 30대 직원과 당일 휴무였던 20대 직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30대 직원은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사건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인물이다. 휴무였던 직원은 2월 입사한 새내기다.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사고 전후 상황과 세척공실 업무, 세척제 성분, 안전 지침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화 측은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를 담은 자료를 경찰에 임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2018, 2019년 폭발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2022년) 전에 일어나 한화 관계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서 징역·금고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폭발 사고와 관련해 처벌 대상의 범위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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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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