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의 지속적 확대를 위한 도전 요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2024년 세계 10위에 해당하고, 한화그룹,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주요 방산기업들은 SIPRI 세계 100대 방산기업 명단에 포함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방산수출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한국 방산 수출은 2022년 약 173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폴란드와의 대규모 K2 전차·K9 자주포 계약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서도 핵심 방산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여파로 인한 K-방산제품의 시장 점유율에서 경쟁력은 주로 가격경쟁력과 신속한 납기 및 신뢰할만한 후속군수지원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과 유럽의 방산선진국들의 경쟁대상 장비들과 버금가거나 혹은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기술 이전 옵션 역시 K-방산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하는 핵심요소이다.
하지만 현재 K-방산의 수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세계 4대 방산수출국 진입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도전 요소들이 존재한다. 먼저 방산기술의 폭넓은 이전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효율적인 기술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와 미래의 첨단 방산기술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도 필요하다. 그리고 K-방산의 경쟁력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한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의 방산 선진국 시장에 진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국의 안보이익과 방산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설계된 미국의 연방국방조달규정(DFARS, Defense Federal Acquisition Regulation Supplements) 등 선진 각국의 방산조달관련 규정과 국내 방산술보호를 위한 방위사업법령 상 방산수출관련 법령도 동시에 준수해야 하는 과제가 존재한다.
기술안보 요구 확대와 방산기술보호 관련법령 적용 강화
방산물자 수출에는 WTO를 중심으로 자유무역을 확대하려는 기조와 달리 국제평화와 안전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무기 등의 무분별한 이전을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수출통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수출통제 체제는 현재 기술안보를 위한 방산기술보호와 경제안보 및 공급망 보호 강화를 위한 미국의 중국 등에 대한 각종 기술 및 수출통제 강화와 이에 대한 맞대응 등으로 지역별∙진영별로 확대∙재편되고 있다. 우리도 K-방산이 수출산업으로 체질이 변경됨에 따라 기술안보와 방산기술 보호를 위한 관련법령의 준수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행 방위사업법령과 대외무역법령은 방산물자와 이중용도물자에 대해서 엄격한 수출허가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방과학기술에 대해서는 방위사업청 기술보호국, 국방과학연구소, 기품원 방산기술보호센터,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전문기관을 통해서 방산기술에 대한 수출예비승인, 기술수출전문위원회 검토, 기술수출심의 심의, 수출허가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국외 이전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또한 방위사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그리고 방산수출입심사업무훈령 등을 통해서 수입국으로부터 최종사용자 증명서를 제출받도록 하여 제3국이자 제3자로의 이전을 대한민국 정부의 사전 승인없이는 불가능하게 하여 무분별한 기술 이전을 엄격하게 방지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시장의 자국우선주의와 보호주의 강화를 위한 조달규정 적용 극복
최근 전쟁이 일상화된 국제정세에 따라 글로벌 방산시장의 소요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자국우선주의와 지역적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조치들이 미국과 EU 및 유럽 각국의 국방조달규정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의 Buy American Act는 대표적인 자국우선주의 법령으로 2029년까지 자국산 부품을 75%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EU도 SAFE와 EDIP 등의 규정을 통해 유럽내 공동생산 부품이 65%를 달성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폴란드, 루마니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유럽과 중동국가들도 수입한 방산기술에 대한 자유로운 제3자 이전과 현지생산의 확대 등 광범위한 기술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포함한 방산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세계 최대의 방산시장에서 방산수출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우리 방산기술의 경쟁력을 인정받는 것으로 K-방산 수출의 확대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방산 선진국의 국방조달규정을 준수하면서 방산수출의 확대와 기술 보호등을 통한 경쟁력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단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 요구되는 DFARS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현행 방위사업법령과의 충돌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먼저 최종사용자 증명서와 관련해 DFARS 225.802-71 및 DoD Instruction(DoDI) 2040.03에서는 미국의 전세계 안보 책무 이행을 위해 수입한 군수물자를 국방목적 달성을 광범위한 재이전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엄격한 사전 제3자이전 승인을 요구하는 방위사업법령상 최종사용자 증명서 규정과 충돌한다.
한편, 미국 정부는 주요 장비를 해외 조달하는 제안요청서에 DFARS 225.227-7013, 7014에 규정된 기술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권리에 대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사용권을 허여하는 계약내용을 포함시키는 경우 제안서 평가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조달사업 참여를 위해서 광범위한 기술권리를 이전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요구조건 역시 현행 방위사업법령 상 기술의 재이전에 사전승인을 요구하는 조항과 충돌한다.
지난해 11월 10일부터 미국 연방규정에 따라 공식 적용되기 시작한 사이버보안성숙도인증(CMMC, Cybersecurity Maturity Model Certification) 제도 역시 올해 11월 10일 이후부터는 2단계 제3자 인증이 공식적으로 요구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업체에게는 커다란 장애물이 된다. CMMC는 기존 연방국방조달규정(DFARS 252.204-7012)에 따른 사이버보안 기준(NIST SP 800-171)을 3단계로 구분하여 제3자 인증을 통해 검증하고, 이를 국방조달계약의 낙찰자 자격요건으로 명시하였다. 더욱이 CMMC 인증은 3년 단위 갱신과 매년 자체 준수여부 확인이 필요한 계속적인 의무로서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국내 방산사이버보안 체계와 별도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이외에도 우리 방산업체의 사이버보안체계가 미국 기관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대두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K-방산의 새로운 글로벌 방산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보호와 병행한 새로운 기술 개발과 각 국가별 국방조달규정을 고려한 맞춤형 시장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수출확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산기업의 노력과 병행하여 정부의 지원도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기술보호 위주로 엄격하게 규정된 국내 방산수출관련 법령의 개정을 통해서 수출시장 확대에 따른 각국의 조달규정에서 요구하는 특수조건 등에 부합하면서도 효과적인 최종사용자 관리, 적정한 수준의 기술보호 및 기술이전 통제 등을 달성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다양한 방식의 수출승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미국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국내업체에게 현실적인 장애물로 대두된 CMMC 인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 미국 국방부와의 신속한 협조를 통해 국내 인증기관 설립 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율촌 기술안보리포트]에서는 율촌 기술수출입통제대응센터 구성원들이 국가핵심 및 첨단전략기술의 수출 승인·신고, 기술 보유기관 인수·합병 등 기업 기술규제 리스크에 대한 혜안을 제시합니다. 송광석 변호사는 주미 대사관 군수무관부 법무담당관,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국방부 송무팀장 등을 역임하며 방산기술 보호, 국가안보 및 기술보호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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