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평양, 리걸테크 '하비' 전사 도입…11월 자체 시스템 구축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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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태평양, 리걸테크 '하비' 전사 도입…11월 자체 시스템 구축도 완료

법무법인 태평양(BKL)이 외부 리걸 인공지능(AI) 플랫폼 전사 도입과 내부 데이터 기반 자체 시스템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 1일부터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 '하비(Harvey)'를 전 구성원 900여명 대상으로 전면 도입하는 한편, 국내 리걸테크 스타트업 멘타트와 함께 자체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리걸테크 인프라도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900여명 전문가에 '하비' 일괄 도입

태평양은 1일부터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 '하비(Harvey)'를 전 구성원 대상으로 정식 도입한다고 밝혔다. 변호사와 전문위원, 고문 등 전문가 인력 900여명 전체가 대상이다. 국내 로펌이 글로벌 리걸 AI를 전 구성원의 상시 업무 인프라로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독] 태평양, 리걸테크 '하비' 전사 도입…11월 자체 시스템 구축도 완료

전사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작지 않았지만 내부 결론은 명확했다. 태평양 관계자는 "구성원들 사이에 '이 부분에서는 돈을 아끼지 말자'는 공감대가 컸다"고 전했다. 소송이나 M&A 자문 과정에서 수만~수십만 페이지 자료를 한꺼번에 업로드해 다수 변호사가 함께 공유·분석해야 효율이 나는 구조이다 보니, 일부 인원에게만 계정을 주는 방식으로는 의미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세종은 태평양과 비슷한 시기에 하비 파일럿을 시작했지만 초기 30개 계정에서 올해 100개로 늘리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왔다. 태평양과 달리 전 구성원 대상 전사 도입은 아니며, 자문·딜 부문에서 영문 계약서 검토 등 영어 관련 업무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스타트업 맨타트와 자체 시스템 구축

태평양은 외부 플랫폼 도입과 별개로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내부 리걸테크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국내 리걸테크 스타트업 멘타트와 지난 3월부터 DB 전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평양은 국내 여러 스타트업을 검토했지만 대부분 기존 수작업 전처리 방식을 제안했고, 멘타트만 AI가 자료를 자동으로 분류·레이블링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 관계자는 "다른 곳들은 결국 사람이 자료를 일일이 들여다보고 분류하는 방식이라 시간과 비용이 그대로 드는데, 멘타트는 이 과정 자체를 AI로 기계화해 전처리 비용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낮췄다"며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라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규제 분야 데이터로 먼저 검증했는데 결과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 분야로 작업을 확산했으며 완료 시점은 11~12월께로 예상하고 있다.

하비는 자체 구축보다 외부 도입이 낫다고 보고 전사 차원에서 과감하게 결정한 반면, 내부 DB는 제대로 된 기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멘타트를 만나 본격 착수했다는 게 태평양 측 설명이다.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자체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선 로펌들도 전처리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태평양은 지켜보다가 'AI 시대에 부합하는 기술'이라는 판단이 선 순간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카이스트(KAIST) 최고AI책임자(CAIO) 과정을 수료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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