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자율주행 옵션인 FSD(Full Self-Driving·완전자율주행) 환불 소송이 최종 변론 단계에서 '부분 이행 여부'를 둘러싼 공방으로 번졌다.
차주들은 "약속한 완전자율주행 기능이 수년째 구현되지 않았다"며 계약 해제와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테슬라 측은 "이미 상당수 기능은 제공됐다"며 부분 이행 논리를 제기했다. 재판부 역시 "어떤 범위까지 계약 해제를 요구하는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주문하면서 해제 범위 자체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강동현 씨 등 테슬라 차주 98명이 테슬라코리아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반환 청구 소송 최종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사건은 테슬라 FSD 옵션과 관련해 법원이 본안 판단을 내리는 사실상 세계 첫 사례로 꼽힌다.
이날 재판의 핵심은 테슬라 측이 새롭게 강조한 '일부 기능 이행' 주장이다. 테슬라 측은 2019년 당시 홈페이지 광고 자료를 제시하며 "FSD 옵션에는 오토파일럿, 자동 차선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었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들이 계약 전체 해제를 요구한다면 이미 구현된 기능까지 모두 없던 것으로 돌리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고 측은 "차량 자체나 하드웨어를 반환하라는 것이 아니라 FSD 프로그램 옵션 계약 자체를 해제하는 것"이라며 "당시 소비자들은 단순 오토파일럿이 아니라 완전자율주행을 기대하고 900만원 이상 옵션 비용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국내에 도입된 'FSD 감독형(Supervised)' 역시 당초 광고된 완전자율주행과는 전혀 다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상당수 원고 차량에는 구형인 HW 3.0 하드웨어가 탑재돼 있어 감독형 FSD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재차 제기됐다.
반면 테슬라 측은 "계약 어디에도 특정 시점까지 레벨5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겠다는 약정은 없다"며 "규제와 기술 문제로 국가별 도입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이미 고지해왔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 주장만으로는 계약 구조와 해제 범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보고 추가 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7월 16일로 지정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판이 단순 소비자 환불 분쟁을 넘어, 자율주행 기술 광고와 기업의 기술 제공 의무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고 측 대리를 맡은 황윤구 법무법인 동인 대표변호사는 "테슬라 측이 중국 등 해외 승인 사례를 근거로 국내 도입 가능성을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만약 수년 뒤 일부 기능이 뒤늦게라도 풀리게 되면 오히려 환불 책임 판단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며 "향후 위자료나 추가 손해배상 문제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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