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시상식 열리는
내달 10일 대출연체 사면 검토
반납 유도하고 책 읽기 권장
서울시가 내달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맞춰 ‘도서 대출 연체 사면’에 나선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연체한 반납자에 대한 대출 중단 패널티를 면제해주는 식이다. 또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리는 내달 10일엔 서울도서관에서 ‘세계노벨문학축제’를 연다. 조용하기만 했던 도서관을 떠들썩한 노벨문학 토론회 장으로 바꿔보겠다는 계획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청 인근 서울도서관에서 도서를 대출한 후 연체 반납한 시민들에 대해 부과하고 있는 도서대출중지 조치를 다음달에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도서관은 도서를 연체반납할 경우 대출 권수에 연체 일수를 곱한 날만큼 도서대출을 중단한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한국 문학의 세계화와 책을 읽는 문화 조성에 기폭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연체 반납자에 대한 불이익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규정 개정과 시스템 정비 등 뒤따르는 절차가 아직 남아 있어 대상자가 얼마나 될지는 현재 추산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장은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 중 서울도서관에만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대출한 책을 반납하지 않고 연체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번 사면 조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이달말까지 반납을 유도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구상이다.
또한 서울도서관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시상식을 전후로 ‘세계노벨문학축제’를 열 계획이다. 특히 ‘도서관은 엄숙해야 한다’는 기존 통념을 깨고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의 저서를 읽고 토론하는 시끌벅적한 공간을 도서관 내에 조성한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역대 수상자 중 어떤 작가의 작품을 선정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면서 “국내 문학계의 유명 작가와 평론가, 배우 등을 초청해 시민들과 부담 없이 한국 문학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도서관은 탁 트인 야외 공공장소에 대규모 ‘책문화 공간’을 조성한 ‘서울야외도서관’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연중 야외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으로는 전 세계 최초이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도서관 부문 최고 권위 국제기구인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에서 2년 연속 국제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서울야외도서관은 서울광장·광화문광장·청계천에서 운영됐으며 약 290만명 넘게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에는 서울야외도서관 뿐만 아니라 책을 읽고 토론하는 ‘북클럽’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한강 작가는 12월31일 자정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 참석 요청을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