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아과 전문의 0~2명… 시군구 30% ‘무의촌’

22 hours ago 4

함안-순창군 등 15곳 전문의 0명
전문의 1명뿐인 지역도 33곳 달해
비상상황 때도 ‘원정 진료’ 불가피
“골든타임 위협, 지방 파격 지원을”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에 있는 내과 ‘인제의원’에서 4개월 영아가 보호자 품에 안긴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함안군은 0∼18세 인구가 6500명이 넘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1명도 없다. 
함안=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에 있는 내과 ‘인제의원’에서 4개월 영아가 보호자 품에 안긴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함안군은 0∼18세 인구가 6500명이 넘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1명도 없다. 함안=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의 인제의원. 본보 취재팀이 머문 한 시간 동안 생후 4개월 영아부터 중학생까지 소아청소년 환자 4명이 연이어 방문했다. 이 시간 내원한 성인 환자보다 소아 환자가 갑절로 많았지만, 이 병원은 내과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어린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함안군 전체에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전문의가 1명도 없기 때문이다. 이 지역 소아 환자들은 일반 의원을 찾거나 병이 심할 땐 ‘원정 진료’를 떠난다.

전국 의료 취약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전국 시군구 10곳 중 3곳은 소청과 전문의가 아예 없거나 부족해 아이들이 아파도 제때 진료받기 어려운 사실상 ‘소아과 무의촌’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소청과 전문의가 0∼2명인 지역은 70곳(30.6%)으로 집계됐다. 경북이 13곳으로 가장 많고 전남 12곳, 강원 11곳, 경남 8곳 등이다.

이 중 소청과 전문의가 1명도 없는 지역은 강원 평창군, 충북 단양군, 전북 순창군, 전남 담양군, 경남 의령군 등 15곳에 달한다. 전문의가 1명뿐인 지역도 33곳이다.

소청과 전문의가 없더라도 감기 등 경증 질환은 내과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일반 의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원인을 찾기 힘든 고열이나 소청과 전문의만 다룰 수 있는 호흡기·소화기 질환이 생기면 대처가 어렵다. 인제의원에서 만난 이지은 씨(46)는 “초등학생 아들이 동전을 삼켰을 때 당장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어 70km나 떨어진 양산부산대병원까지 가서 소아 내시경 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소청과 전문의 공백이 소아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소아의료 공백이 지방 소멸을 앞당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과장은 “일부 농어촌은 반경 30km 내 소청과가 없는 ‘소아과 사막’이 현실화됐다”며 “젊은 의사들이 남을 수 있는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독 >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광화문에서

    광화문에서

  • 고양이 눈

    고양이 눈

  • 기고

함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