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거 단골공약 ‘출렁다리’ 130억 들인 애물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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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59개… 15년새 149개 늘어
세금 쓰고도 관광객-주민들 등돌려
전국 주민 공공시설 적자 1조 육박
“타당성 조사로 치적용 견제 필요”

강원 양구군 양구읍 월명리와 상무룡리를 잇는 상무룡 출렁다리가 안전 문제로 한 달 넘게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19일 상무룡리 주민들이 출입 통제 안내문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구=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강원 양구군 양구읍 월명리와 상무룡리를 잇는 상무룡 출렁다리가 안전 문제로 한 달 넘게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19일 상무룡리 주민들이 출입 통제 안내문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구=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국비 78억 원과 군(郡)비 52억 원 등 사업비 130억 원을 들여 2022년 개통한 강원 양구군 상무룡 출렁다리는 관광 활성화와 댐 건설로 육로가 끊겨 배를 타고 다니는 마을 주민 40명을 위해 건립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도 배를 타고 다닌다. 대부분 고령층이라 짐을 들고 긴 다리를 걷는 게 부담되고 배편을 이용하는 게 더 빠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중순부터는 안전 문제로 다리가 통제돼 관광객마저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각 자치단체장이 관광 활성화 등을 이유로 ‘출렁다리를 짓겠다’는 공약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2010년 전국 110개에 불과했던 출렁다리는 2019년 166개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59개에 달했다. 이를 두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전국 출렁다리 현황 및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출렁다리의 집객 효과는 건립 직후 1년간 정점을 보이다 감소해 7년이 지나면 사라진다”고 분석했다.

19일 동아일보가 이처럼 전국 지자체에 들어선 주민 공공시설물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건립 비용 100억 원 이상이 들어간 전국 532개 시설의 연간 적자가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건립비만 수천억 원대에 달하는 돔구장 건설 공약만 전국 9곳에서 제기되는 상황 속에 정교한 수요 예측이 이뤄지지 않은 각종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체육경기장이나 문화센터, 관광시설 등 전국 공공시설물 적자 규모는 2022년 7006억 원, 2023년 7280억 원, 2024년 9483억 원으로 매년 늘었다. 행안부가 건립비 기준 광역지자체 200억 원, 기초지자체 100억 원 이상의 건립비를 쓴 시설만 운영 현황을 공개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적자 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 집계 결과 조사 대상인 전국 대형 주민시설 532개 중 적자를 기록한 시설이 464개(87.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수요 예측 등 철저한 타당성 조사가 사전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서관, 미술관 등 운영 수익과 관계없이 주민 복지를 위해 건립해야 하는 시설뿐만 아니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시설도 적자 범위 등에 대한 정교한 계산이 있어야 한다는 것.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자체 사업은 지방의회의 무관심 등으로 타당성 조사를 면제받는 경우도 있다”며 “지자체장이 선거나 인기 관리를 위해 무리하게 주민시설 건립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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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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